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재무 부문에서 4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인물로 선정됐다. KB금융은 올 3분기 누적 4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금융지주 영업력을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도 8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기록해 4대 금융 선두를 차지했다. 압도적인 순이익 규모에 힘입어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위를 유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은행과 비은행 이익이 균형을 맞추면서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금융신문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금융 CEO - 재무’ 금융지주 부문에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평가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를 대상으로 올해 성장성, 수익성, 경영효율성, 자본적정성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뤄졌다.
KB금융은 올해 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5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9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4조6319억원) 대비 10.1%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은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속에서도 올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늘어난 4조3953억원으로, 4대 금융 중 가장 많은 규모다. 1분기 ELS 손실 관련 비용을 대규모 충당부채로 전입하면서 영업외손실이 지난해 3분기 누적 2319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9544억원으로 늘었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견조한 총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순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총영업이익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한 13조3673억원을 올렸다. 이중 이자이익이 9조5227억원으로, NIM 하락에도 대출 평잔 증가와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도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3% 불었다.
비이자이익은 3조8446억원으로 4.7% 확대됐다. 수수료이익(2조8524억원)이 카드 가맹점수수료 확대 및 모집 비용 효율화, 캐피탈 운용리스 수수료가 늘면서 3.1% 증가했고, 기타영업손익(9922억원)은 금리 및 환율 안정화에 따른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실적 증가와 보험영업손익 개선으로 9.5% 늘었다.
금융지주 영업력을 보여주는 충전이익도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충전이익은 8조494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늘었다.
충전이익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서 일반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일회성 매각이익이나 충당금 환입 같은 요소를 제외해 경상적인 수익 창출력을 대표하는 지표로 꼽힌다.
KB금융은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신한금융의 충전이익과 격차를 지난해 3분기 누적 1227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1392억원으로 벌렸다.
수익성과 경영효율성 측면에서도 선두를 지켰다. KB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동기 대비 0.42%포인트 하락한 11.26%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03%포인트 낮아진 0.80%로, 수치 자체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KB금융 관계자는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의 결실로 견고한 이익체력을 유지하며 목표 ROE 10% 이상을 시현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응해 수익 기반 다변화와 비용 효율성 제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총영업이익경비율(CIR)도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36%대로 낮추면서 지난해에 이어 가장 높은 비용 효율성을 나타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CIR은 36.50%로 작년 3분기보다 0.90%포인트 하락했다.
견조한 이익 성장과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CIR을 개선시켰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의 인력 효율화 노력의 누적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그룹의 비용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 이익이 균형을 맞춰가면서 안정된 수익 구조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2조6179억원에 그쳤지만 견조한 대출 자산 성장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5.5% 늘어난 4조4521억원을 기록했다.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면서 그룹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KB증권은 1년 전보다 51.4% 증가한 546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각각 7400억원, 3704억원으로 8.8% 36.0%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성장으로 그룹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누적 37%에서 올 3분기 누적 44%로 확대됐다.
KB금융은 자본적정성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9월 말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 상승한 13.85%로 4대 금융 중 가장 높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여신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자본관리 노력과 견조한 순이익 창출에 힘입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확보했다"며 "4분기에는 환율 변동, 자사주 매입 및 계절적 이익 감소 등 일부 하락 요인이 존재하나 연말 13.5%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인 CET1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이다.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시스템 리스크와 추가적인 성장에 대비하는 동시에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결정한다.
KB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3.74%, 12월 말 13.59%, 올 3월 말 13.42%, 6월 말 13.60%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배승 LS 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금리 인하 기조로의 전환으로 이익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지만 대손 부담 경감과 비은행 실적 개선으로 고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전망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에 근접한 ROE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익 창출 역량과 주주환원 관점에서 업종 내 선도적 지위가 지속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