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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모델 쓴 교촌 권원강, ‘변우석 업고’ 치킨왕 되찾기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4-11-04 00:00

출점 조정 후 bhc·BBQ에 밀려 3위
권원강 회장, 복귀 후 해외사업 속도
국내도 신메뉴·신사업 등 ‘외형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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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촌치킨이 신제품 '교촌옥수수' 새 모델로 배우 변우석을 발탁했다. 사진 = 교촌에프앤비

▲ 교촌치킨이 신제품 '교촌옥수수' 새 모델로 배우 변우석을 발탁했다. 사진 = 교촌에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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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이 9년 만에 연예인 모델을 기용, 재도약을 노리고 나섰다. 교촌은 지난 2014년 업계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출점보다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면서 실적 내리막을 탔다. 이에 교촌은 신메뉴 출시와 함께 해외 매장에 속도를 내는 등 ‘치킨왕’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인기 배우 변우석을 자사 모델로 발탁했다. 변우석은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대세 배우다. 교촌은 변우석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에 착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변우석은 교촌의 신메뉴인 ‘교촌옥수수’를 TV나 유튜브 등 디지털 광고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한다.

교촌의 이러한 행보는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2015년 배우 이민호 모델 발탁 후 9년 만이라는 이유에서다. 그 사이 배우 김유정이 BBQ 모델로 등장했고, bhc는 배우 전지현에 이어 황정민과 올림픽 탁구 스타 신유빈을 동시에 선보였다. 이는 최근 3년간 다소 주춤했던 교촌의 실적과 무관치 않다.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교촌이 매장 수 조정에 들어갔고,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교촌은 지난 2014년 BBQ와 bhc가 분리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었다. 이후 2022년까지 8년간 ‘치킨왕’으로 자리했다. 인기 메뉴인 간장·레드·허니 치킨과 함께 K치킨 대표주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3만여 점포를 넘어섰고,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교촌은 고민 끝에 가맹점 보호를 위해 국내보다는 해외로 출점을 돌리게 된다.

교촌은 최근 3년간 매장을 40개 정도만 늘렸다. 2021년 1339개, 2022년 1368개, 2023년 1378개다. 반면 bhc와 BBQ는 매해 200여 개 매장을 출점, 현재 국내에만 200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교촌의 연 매출은 2021년 5076억 원에서 2023년 4450억 원으로, 2년 새 14.1% 빠졌다. 이 기간 bhc는 4771억 원에서 5356억 원으로 12.3% 오르면서 교촌의 ‘치킨왕’ 자리를 빼앗았다. BBQ 역시 3663억 원에서 4765억 원으로 30.1% 상승했다.

교촌은 대신 가맹점주 수익 개선에 사력을 다했다.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지난 2022년 12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디지털혁신본부’를 꾸린 것이 첫 단추였다. 권 회장은 교촌을 함께 일궈온 송종화 부사장을 11년 만에 다시 불렀다.

권 회장은 가맹점주 최대 문제로 지적됐던 배달비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사 앱을 개선했다. 대표적으로 앱 내 ‘퀵오더’ 기능과 ‘교환권 등록’을 마련해 소비자 편의를 도모했다. 앱 프로모션도 확대해 가입자 수를 2021년 254만 명에서 2023년 532만 명으로 2배 넘게 불렸다.

권 회장은 가맹지역본부를 직영 전환해 유통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이는 등 물류 효율화도 선보였다. 본사가 가맹지역본부를 직접 관리하면서 전국 물류망을 확보하고, 프랜차이즈 교육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전국 5곳 물류센터에 ‘물류관리 시스템’을 도입, 물류 개선에 힘을 줬다. 물류 배차, 경로 최적화 등 기능이 탑재돼 식자재를 효율적으로 배송하도록 했다. 가맹점주는 물류 차량 위치나 배송 현황, 식자재 도착 예상 시간 등의 정보를 공유받아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에 교촌의 가맹점당 평균 연 매출은 7억5000만 원으로, bhc(5억9800만 원)나 BBQ(4억3500만 원)를 앞지른다. 권 회장은 전국 가맹점에 디지털 무인 시스템인 ‘하이오더’를 도입해 고객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하도록 마련했다. 그 외 로봇이 치킨을 튀기거나 드론이 치킨을 배송하는 등의 시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모두 가맹점주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교촌의 지난해 폐점 가맹점 수는 10개로, 전체 매장 대비 0.7%에 그치면서 현저히 적게 나타났다.

권 회장은 20년 만에 IT(정보기술)산업의 본거지인 판교로 교촌 사옥을 옮겼다. 그러면서 새 경영 철학으로 ‘진심 경영’을 내걸었다. 말 그대로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 상생을 추구하면서 K치킨 대표주자로 재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권 회장은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신제품 ‘교촌옥수수’도 공개했다. 소스 장인인 교촌답게 이번에도 국내산 아카시아꿀과 옥수수, 무염 버터 등을 버무렸다고 한다. 권 회장도 7번 넘게 시식을 하며, 꼼꼼하게 평가했다.

교촌은 2021년 65개에서 2022년 67개, 2023년 74개로 최근 3년간 해외 매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교촌 매장이 가장 많은 해외 지역은 말레이시아로, 34개다. 또 중국은 2021년 6개에서 2023년 13개로 늘어났고, 대만은 지난해 개척해 신규 3곳의 매장을 냈다. 교촌은 올해에도 대만 중심지에 매장 두 곳을 열었다. 권 회장은 이처럼 중화권을 중심으로 교촌의 해외 사업을 강화하면서 국내 매장 운영 노하우를 해외로 전파하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등 교촌이 진출한 아시아 5개 국가에 영업·R&D·디자인·경영기획과 같은 본사 전문 조직을 파견했다. 이들 현지 매장의 Quality(품질)·Service(서비스)·Cleanliness(위생)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치였다. 권 회장은 아시아 QSC TF를 구성, 국내 가맹점에서의 영업 우수사례를 발굴했다. 해외 매장 관리법을 해외로도 접목해 전반적으로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권 회장은 신사업으로 지난 2022년 12월 경북 영양군의 양조장을 인수, ‘발효공방1991’이라는 탁주를 선보였다. 숫자 ‘1991’은 권 회장이 설립한 교촌의 창립 연도이기도 하다. 탁주의 한 종류인 감향주를 복원하고, 교촌만의 전통주도 만들었다. 이어 강원 고성군에서 수제 맥주인 ‘문베어’를 제조해 자사 매장에서 판매를 개시했고, 충북 진천군에서는 간장·레드·허니 등의 교촌 대표 소스(‘K1소스’)의 해외 판매망을 넓혔다. 올해에는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을 론칭해 치킨 외 신규 외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년 만에 모델을 기용한 교촌 권 회장. 내실 경영을 기반으로 외형 확장까지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 회장은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우리의 철학은 100년 기업을 향한 교촌철학의 진수”라며 “교촌의 본질에 혁신이 더해진다면, 교촌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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