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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사라지고 '수의계약' 늘어난 재건축 시공사 선정…왜?

주현태 기자

gun1313@

기사입력 : 2024-10-29 11:36 최종수정 : 2024-10-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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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현장. 사진제공 = 픽사베이

▲ 건설현장. 사진제공 = 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최근 건설업계가 선별 수주 강화에 나서면서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사업지마저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건비·건설자재 비용 증가와 고금리로 인한 공사비 부담감으로 인해 사업수주에 신중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이어지는 유찰에 경쟁입찰보다 불리한 수의계약 방식으로라도 일찌감치 사업에 나서려는 정비사업장도 등장하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2일 시공사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올해 8월과 9월 각각 공사비 5287억원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 공고를 냈지만, 두 차례 모두 대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조합과 건설사는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강남3구에 위치한 다른 사업지도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유찰됐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시공자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공문을 현대건설에 발송했다고 알려졌다. 한강변에 인접한 입지에 공사비도 1조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앞서 진행된 2차례 입찰 모두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현대건설도 자료를 통해 “신반포2차에는 세라믹 패널을 적용할 예정으로 고급스럽고 독창적인 외관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오는 12월 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림가락아파트는 2차례 유찰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진행한 재입찰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이에 2차 때도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입찰이 자동 유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아파트 86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 초로 전망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유찰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지난 17일까지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받은 결과, GS건설이 단독으로 제출해 유찰됐다. 예정 공사비는 1조6199원 규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호황기 당시 건설사들은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건설업 상황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출혈경쟁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며 “공사비·인건비가 크게 치솟은 상황에서 한 건설사로 대세가 기울었다면 피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마저도 사업성·수익성이 보장되는 지역인 경우다. 무리한 입찰조건과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수주검토를 제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세 번째 입찰 공고를 냈다. 4월과 6월에 진행된 입찰에서는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공사비는 동일하게 책정하고 일부 입찰 조건을 완화하기도 했다. 방배7구역은 지하 4층, 지상 19층, 6개동, 316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재건축사업이다. 구역 면적은 1만7549㎡로 총 공사비는 1772억2500만원으로 3.3㎡당 공사비는 980만원 수준이다. 소규모 단지라 사업성이 높지 않은 것이 유찰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서울 송파구 알짜 재건축으로 꼽히는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최근 진행한 입찰참여 의향서 접수에서 입찰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 사업은 방이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3층 아파트 50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공사비는 2559억원 규모다. 한양3차 재건축이 유찰된 이유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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