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의 9월 빅컷(big cut, 0.5%p 인하)에 이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3년 2개월 만에 0.25%p 금리를 낮춰 피봇(pivot, 통화정책 방향전환)이 본격화되면서 투자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통상, 리츠의 경우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비용을 이전보다 아낄 수 있고, 자금 조달에도 이점이 생긴다. 고금리 시기 때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로 신규 자산을 편입할 수 있는 여력이 강화되고 배당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특히, 대형 우량 리츠를 담은 월배당형 구조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다. 주식형·채권형 상품과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부동산 리츠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고 권고된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리츠'(7.82%),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7.53%)도 높은 분배율로 각각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4위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 5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 KIS'로, 각각 연간 분배율이 5.73%, 5.49%였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4.68%),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MSCI리츠(합성H)'(4.15%)가 4%대였다.
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부동산리츠(H)',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리얼티인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글로벌리츠이지스액티브'가 각각 3.87%, 2.58%, 1.85%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순자산 최대(5647억원)이자, 2019년 7월 상장한 국내 최초 리츠 ETF다. 국내 상장된 리츠, 인프라, 부동산펀드 중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의 우량 자산을 선별해서 분산 투자한다. 오피스, 호텔, 물류창고 등 리츠의 보유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기초로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분배형 ETF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실부담비용(=총보수비용(TER)+매매중개수수료율)이 0.1421% 수준으로 투자 장벽을 낮췄다. 1년 성과 수익률은 14.95%로 집계됐다.
또 연환산분배율도 7%대에 달해 경쟁력이 높다. 상위 구성 종목(10월 14일 기준)을 살펴보면, 맥쿼리인프라가 16.06% 수준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맥쿼리인프라는 리츠가 아닌 국내 최대 규모 상장 인프라 펀드인데, 우량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배당 수익 확보에 유효하다. 이어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순으로 편입 비중 상위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도 실부담비용을 0.1263%까지 낮춰 비용 경쟁에 불을 당겼다. 이 상품 역시 맥쿼리인프라(24.14%)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이 상위 비중으로 편입돼 있다.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는 순자산이 1000억원대를 돌파했으며, 월배당 리츠 ETF 투심을 공략 중이다.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리얼티인컴' ETF는 대표 배당성장 종목인 리얼티인컴과 맥쿼리인프라를 각각 18%씩 포함한 '양날개'가 특징이다.
리얼티인컴은 세계 최대 상업용 리츠로, 50년 넘게 월배당을 지급했고, 25년 넘게 배당금이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미래에셋TIGER 미국MSCI리츠(합성H)' ETF와, '삼성 KODEX 미국부동산리츠(H)' ETF는 연간 분배율도 3~4%대로 비교적 높았지만, 성과 수익률이 20%대를 넘는 최상위권으로 주목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 부동산 리츠 ETF도 눈여겨 볼만하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024년 10월 14일 장 마감 기준으로 뱅가드의 'Vanguard Real Estate(VNQ)' ETF는 순자산 규모 370억 달러, 한화로 하면 50조원을 웃돈다. VNQ ETF의 연간 분배율은 3.84% 수준이다. 구성종목을 보면, Vanguard Real Estate ll Index(13.40%)가 가장 컸다. 이어 미국 대표 물류리츠인 PLD(프로로지스)가 상위 비중으로 편입됐다. VNQ ETF는 실부담 비용도 0.1300% 수준으로 낮다.
또 부동산 관련 기업과 리츠를 주로 담은 'The Real Estate Select Sector SPDR(XLRE)', 찰스슈왑에서 운용하는 'Schwab US REIT ETF(SCHH)' 등도 대표적인 리츠 ETF들로 손 꼽힌다. 이들 실부담 비용 역시 각각 0.09%, 0.07%로 저비용이 부각됐다.
세 ETF는 최근 1년 성과 수익률에서도 각각 28.63%, 29.12%, 28.96%를 기록해서 20%대 넘는 호조를 보였다.
또 리츠 활성화 방안 등 정책적 지원이 더해지면서 리츠 시장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주식형, 채권형 상품과 함께 부동산 리츠를 활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에 따른 리츠 자산 가치 상승 수혜와 더불어, 꾸준한 인컴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026년까지 공모리츠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 적용이 연장돼 투자금의 최대 5000만원까지 배당소득에 대해 9.9%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자산가 투자자들의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금리인하를 타고 ‘우후죽순’ 유상증자가 국내 리츠 ETF들의 주가 상승 동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증자로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이어 배당금도 성장 기조를 보일 때 비로소 투자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10월 리포트에서 "코리아 리츠 주가 하락에 유상증자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고, 그럼에도 "단기 주가에 부침이 있겠으나 금리 인하기에 대형 리츠들은 이점을 누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