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4070억원으로 전년 동기(5387억원) 대비 161%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억원을 달성한 지 8개월 만인 지난달 말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5329억원에서 올해 6월 1조416억원으로 95% 뛰었다.
지난 2022년 인터넷은행 중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한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6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1년 전(1조8196억원) 대비로는 10% 감소했다.
이들 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4일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대상을 후순위 대출로 확대했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출시한 이 대출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최대 10억원까지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은행 방문 없이도 대출 신청부터 서류제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케이뱅크 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그동안 상품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선순위 대출만 가능했지만 후순위 대출도 빠르면 이틀 내에 대출 실행이 가능해졌다. 후순위 대출로는 은행권 중 최저 수준인 연 4% 초반대 수준의 최저 금리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3.754%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권 비대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사업자등록 후 영업 중인 개인사업자라면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 동안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사업자 담보대출 등을 출시해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고객이 신용보증기금 보증 대출 전 과정을 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Easy-One) 보증대출‘을 출시했다. 개업일로부터 1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억원, 최저 연 5%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내준다. 대출 기간은 5년까지고,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인터넷은행들은 그간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왔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되자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해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하며 잔액을 늘리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대출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인터넷은행은 법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제한돼있고 비대면 영업만 가능해 중소기업 대출 취급도 어렵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 관리는 과제로 떠올랐다.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6월 말 기준 3.24%로 1년 전 대비 1.6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0.24%에서 1.47%로 1.2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6월 0.05%에 불과했던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올 6월 0.95%로 0.90%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와 CSS 고도화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 신용대출과 보증대출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년 사업자 주담대 출시 등 포트폴리오 확대, 신용리스크 정책 및 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 시 업종 및 업력에 따른 대출 한도 및 금리 차등 적용 등 신용리스크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 정보와 비금융 정보를 모두 반영한 범용 모형과 업종별 특화 모형을 적용해 세분화해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 2022년 말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이후 사업자의 사업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자 CCS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작년에는 자체 개발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음식업 사업자, 서비스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업종에 적용했다. 향후 이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도 추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에 BC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경영정보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BC카드의 매출액, 상권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개인사업자, 소상공인의 심사에 반영한다. BC카드 외에도 타 카드사 개인사업자 정보를 추가적으로 도입해 향후 CSS 심사에 대안 정보로 활용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자체 CSS인 토스스코어링시스템(TSS)를 고도화하며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외부 금융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비이자 수익원을 발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6일 주식과 가상자산, 채권, 실물 금, 미술품 조각투자, 비상장주식, 공모주 등 다양한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투자 탭’을 신설했다.
이달 NH투자증권과 제휴해 선보인 ‘주식 모으기’에 이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협업을 통한 ‘가상자산 모으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공모주 투자 플랫폼 일육공과 협업해 AI가 선별한 우량 공모주에 간편하게 투자하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한달적금'에 하나증권이 제공하는 미국 주식 투자 혜택을 연계한 상품을 출시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펀드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7월에는 공모주 청약 정보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펀드 판매 서비스의 펀드 잔고는 올 2분기 기준 전 분기 대비 2배로 증가했다. 공모주 청약 정보 서비스 이용자 수는 출시 한 달 만에 35만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말 광주은행과 협업해 ‘함께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협업해 상품을 출시한 첫 사례로, 지난 6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50%씩 대출 자금을 부담하고, 대출 실행과 관리는 토스뱅크가 진행한다. 출시 12일 만에 잔액 3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비이자 수익원으로 기능할 서비스, 각종 혁신 서비스를 통해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