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안정호 대표. /사진=손원태기자
3일 찾은 경기도 이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는 ‘뷰티레스트’ 론칭 100주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팩토리움은(Factorium)은 생산시설의 공장 ‘팩토리(Factory)’와 보여주다를 의미하는 ‘리움(Rium)’을 합한 용어다. 시몬스는 업계 최초로 공장과 전시를 하나로 묶은 센터를 마련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큐레이터가 매트리스 생산 전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연다. 이날 행사에는 안정호 시몬스 대표이사 사장도 참석했다.
시몬스는 지난 1870년 젤몬 시몬스가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창업한 침대 기업이다. 당시 창립 슬로건도 오늘날의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었다. 시몬스는 1925년 세계 최초로 포켓스프링 제조 기계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수면 과학 연구를 매트리스에 적용해 스테디셀러 브랜드 ‘뷰티레스트’를 출시했다. 1958년에는 퀸·킹사이즈 매트리스도 개발해 트렌드도 선도했다.
시몬스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92년 법인을 설립하면서다. 이듬해 미국 시몬스 본사로부터 상표권을 취득했다. 시몬스는 이후 국내 자체 생산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미국 본사와 다르게 독자적으로 운영됐다. 시몬스로 국내로 들여온 사람은 고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다. 그는 장남 안성호 사장에게는 에이스침대를, 차남 안정호 사장에게는 시몬스침대를 각각 물려줬다. 형제가 매트리스 양강 구도를 이뤘지만, 하나의 시장을 두고 경쟁은 치열했다. 이에 시몬스는 에이스와 다르게 지난 2019년 대리점 형태의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전환했다. 고객의 니즈를 보다 빠르게 파악하려는 조치다.
시몬스는 미국 본사의 창립 정신을 계승하면서 침대에 과학을 더했다. 2017년 경기도 이천에 1500억원을 들여 7만4505㎡ 부지에 축구장 10배 크기의 공장을 준공했다. 특히 일반인들에 매트리스 제조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주기 위해 공장을 전시 공간처럼 꾸몄다. 이곳에는 자체 생산 시스템과 수면 연구 연구개발(R&D)센터, 물류시설 등이 갖춰졌다.
시몬스 팩토리움 생산시설 전경. /사진=시몬스
R&D센터에서는 41종의 실험 도구로 250여 종의 제품 테스트를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롤링 테스트’는 최대 140kg 무게가 나가는 육각 원통형 롤러가 매트리스 위를 강하게 짓누르면서 앞뒤로 구른다. 분당 15회 속도로 10만 번 이상 굴러 매트리스 원단의 훼손이나 스프링 강도 등을 진단한다. ‘낙하 측정기’에서는 1m 높이에서 침대 위로 볼링공을 떨어뜨린다. 볼링핀은 포켓스프링 위에 놓여 있는데, 볼링공이 떨어져도 쓰러지지 않는다.
아울러 개당 3억5000만원 정도인 마네킹에 33개 센서를 부착해 온도, 습도, 기류가 인간에 미치는 수면을 연구하는 공간도 조성했다. 프레임·목물 내구성 시험기에서는 한국산업표준(KS)에 맞춰 100kg 무게로 8만 번 이상 매트리스를 두들기는 실험도 진행 중이었다. 침대를 쓰다 스프링이 끊어질 때 뾰족한 부분이 내장재를 뚫고 올라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시몬스는 스프링을 항아리처럼 감아 포켓스프링을 제조하는 작업부터 원단, 내장재 등을 넣고 봉제하는 작업, 먼지 등을 제거하는 검수, 포장 등의 과정을 통해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생산타워에서는 1936개의 품질관리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이 시중에 나온다. 시몬스는 검수를 거쳐 하루 600~700개의 매트리스를 만든다. 최대 1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지만, 까다로운 품질을 고집하기 위해 수량을 제한했다. 이렇게 생산된 매트리스는 실내 물류시설로 옮겨진다. 물류시설 역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해 이물질 혼입 우려를 불식시킨다.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 3138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냈다. 시몬스는 아울러 업계 1위였던 에이스(3064억원)마저 처음으로 제쳤다. 매트리스의 수면 과학 연구와 공정을 거쳐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한 결과물이다.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전환해 소비자들에 브랜드를 녹아들게 한 점도 주효했다.
시몬스 뷰티레스트 100주년 바나듐 소재 신제품. /사진=시몬스
시몬스는 내구성이 뛰어난 바나듐 포켓스프링이 적용된 매트리스를 선보이면서 ESG경영에도 앞장선다. 매트리스 수명을 동종 제품보다 크게 연장시켜 폐기물을 줄인다는 것이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시몬스의 포켓스프링은 상단부와 하단부 직경이 좁고, 중간 부분이 넓은 항아리 모양으로, 스프링이 마찰하는 면적이 없어 불필요한 소음을 없애고 내구성도 강력하다”며 “압축률은 30%에 달하고, 이탈리아 이탈펠트로사의 고밀도·고인장력 특수 부직포로 포켓스프링을 감싸 스프링의 손상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질 혁신 또한 지속가능한 선순환이자 사회적 책임의 한 축”이라며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제품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켜 제품 사용 주기를 늘리고, 폐기물 배출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