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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가득한 쿠팡, 제조사들과 화해모드 ‘위기 요소 줄인다’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4-08-14 14:33

쿠팡, CJ제일제당과 약 2년만 갈등봉합
14일부터 비비고 만두 로켓배송 가능
LG생건 이어 CJ제일제당 봉합으로 위기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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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마침내 봉합됐다. /사진=CJ, 쿠팡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마침내 봉합됐다. /사진=CJ,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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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이 수년간 갈등을 벌이던 제조사들과 올해 화해모드에 돌입했다. 14일 CJ제일제당과 약 2년 만에 갈등을 푼 데 이어 올 초에는 LG생활건강과 약 5년 만에 극적화해를 했다. 올해 C-커머스의 공습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까지 다양한 악재에 둘러싸인 쿠팡은 대형제조사들과 화해를 통해 위기요소를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1등 제조사와 직거래 재개로 충성고객층 이탈 방지 효과도 뒷받침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14일 “이제 쿠팡 고객들은 햇반, 비비고, 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상품들을 다시 로켓배송으로 만나볼 수 있다”며 “양사는 고객들의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협업을 통해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비고 왕교자 판매를 시작으로 고메 피자·비비고 김치·행복한콩 두부와 콩나물·삼호어묵·다시다 등 냉장 및 신선식품 판매가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이후 햇반·스팸을 비롯해 맥스봉 소시지·맛밤·쁘띠첼 등 주요 가공·즉석식품도 판매될 예정이다. 해찬들 고추장·된장·쌈장 등 양념류를 비롯해 백설 식용유·밀가루·튀김가루·설탕·소금 등도 쿠팡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 전상품은 각 사 준비 상황에 맞춰 9월말까지 로켓배송 판매가 재개된다.

공식적으로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화해는 직거래 재개를 위한 양사의 적극적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C-커머스 공습, 자체브랜드(PB)상품 ‘검색순위 조작’ 등에 대한 공정위 제재, 분기 적자전환 등 여러 가지 위기에 봉착한 쿠팡이 CJ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3월 강한승닫기강한승기사 모아보기 쿠팡 대표는 쿠팡플레이가 주최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손경식닫기손경식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강신호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등을 초청해 나란히 경기 관람한 모습이 화제 된 적 있다. 당시 강 대표가 초대권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 봉합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업계에서는 이번 직거래 재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졌다. CJ제일제당은 그간 쿠팡을 제외한 국내 주요 이커머스들과 알리익스프레스 등과 손을 잡고 판매채널 확대에 힘을 써왔다. 하지만 최근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판매대금 정산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요 판매처가 줄어들게 됐고, 기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판매처가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약 5년 만에 화해한 LG생활건강도 쿠팡이 내민 화해의 손길이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졌다. 그간 납품가를 가지고 오랜 줄다리기를 해왔지만 쿠팡도 C-커머스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은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고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를 기점으로 코카콜라, 엘라스틴, 페리오, 피지오겔 등을 판매했다. 쿠팡 대체제 역할로 C-커머스를 활용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의 샴푸, 화장품, 생활용품 등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매출 최상위권에 속하는만큼 쿠팡은 적극적인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위기요소를 줄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상반기 LG생활건강, 하반기 CJ제일제당과 화해로 여러 위기에서 한숨 놓을 것을 에상된다. 쿠팡은 지난 6월 공정위가 자체브랜드(PB)상품, ‘검색순위 조작’ 등에 대해 과징금 1500억원 가량을 부과하면서 ‘로켓배송 중단’ 예고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여기에 유료멤버십 인상까지 하면서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견고했던 1400만 와우 회원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쿠팡은 업계 1위 제조사들과 직거래 재개를 통해 위기를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인상으로 회원 이탈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CJ제일제당이나 LG생활건강 제품들은 워낙 수요가 높아 오히려 충성고객 확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오랫동안 고대해왔다. 앞으로 고객들이 더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개진할 계획이다”며 “전국적인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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