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스알엑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이 1조57억원으로, 전년(1조308억원)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122억원으로, 전년(117억원)보다 4.2% 소폭 올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하락 요인으로 국내와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세부적으로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매출이 9048억원으로, 전년(9454억원) 대비 4.3% 빠졌다.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59억원) 대비 29.5%나 급감했다. 특히 2분기에서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률은 0.5%로, 전년(0.6%)에 이어 이번에도 1%를 넘기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사업 전반이 주저앉았다. 2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5550억원)보다 7.8% 하락한 5119억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데일리뷰티 등 뷰티 부문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설화수, 헤라, 바이틀뷰티 등 럭셔리 뷰티 매출은 전년(3017억원)보다 6.8% 하락한 2811억원을 냈다. 오랜 기간 지속한 내수 경기 침체와 면세업계 불황이 영향을 미쳤다.
일리윤, 라보에이치, 해피바스 등 생활용품 라인의 데일리뷰티 매출도 전년(959억원) 대비 7.7% 빠진 885억원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마트, 글로벌 이커머스 채널 재정비 등 이유로 매출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라네즈, 에스트라, 코스알엑스 등 프리미엄 뷰티는 매출이 1217억원으로, 전년(1176억원)보다 3.5% 나 홀로 성장했다.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브랜드숍과 이커머스 등 채널에서의 매출이 오르면서 덩달아 상승했다. 또한, 코스알엑스가 아모레퍼시픽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2분기 실적에 편입된 효과도 봤다.
코스알엑스는 해외에서도 버팀목이 되었다. 아모레퍼시픽이 로드숍 중심의 중국 사업을 이커머스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상당 부분 빠졌는데, 코스알엑스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선전해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IR자료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효과로 해외 사업 비중도 재편됐다. 중국 매출이 이커머스로 사업 개편과 애국 소비 여파로 고꾸라졌는데, 이를 서구권과 아시아권에서 만회한 것이다.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1934억원) 대비 44.3% 떨어진 107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유럽 등 서구권 매출은 1591억원으로, 전년(871억원) 대비 82.7% 폭등했다.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권 매출도 1146억원으로, 전년(919억원)보다 24.8%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에서 1000억원 가량이 빠졌지만, 이를 다른 글로벌 권역에서 끌어온 셈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비중도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중국 비중은 전년 20.5%에서 올해 11.9%로 급감했지만, 서구권은 9.2%에서 17.6%로 크게 뛰었다. 기타 아시아권도 전년 9.7%에서 올해 12.7%로 몸집을 키웠다.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당기순이익도 폭발적으로 늘려 났다. 전년(296억원) 대비 1717,3%나 오른 5373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아모레서픽그룹은 지난해 코스알엑스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지분법 주식 처분 이익이 영업외손익으로 회계 처리돼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매출이 4862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이 161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3.2%를 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277억원으로, 전년(368억원) 대비 4배가량 올랐다. 뷰티 회사로 보기 드물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이처럼 코스알엑스로 내실 경영을 다지고 있지만, 주가는 기를 못 펴고 있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된 6일 아모레퍼시픽 종가는 16만5800원이었다. 그러나 7일 24.91% 급락한 12만4500원에, 8일 3.21% 추가 하락한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도 6일 9조6980억원에서 8일 7조484억원으로, 약 2조6000억원대가 증발했다.
특히 코스알엑스 실적 제외 시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8200억원대로 추정돼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가정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라며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 개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