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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폭염에 멈춰선 건설현장…공기지연 리스크 직면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4-08-06 10:39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철 무더위, 휴식권·작업중지권 보장 필수불가결
"곧 있으면 태풍도 오는데" 울상인 건설업계, 이유 있었던 겨울철 '바짝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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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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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실제 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무거운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건설현장의 체감온도는 이보다 높은 40도 이상이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황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데, 이 경우 매시간 15분 이상의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 대형 건설사들은 냉방시설과 얼음물을 비롯한 음료 등이 비치된 ‘무더위 쉼터’를 현장에 설치해 근로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휴식시간 및 작업중지권 보장으로 인한 공기지연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형 건설업계는 현장에 안전 위험요소가 있다면 누구든지 언제나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있다. 시행 초기까지만 해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작업중지권 행사를 꺼려하던 근로자들도 시행 2년여가 지난 지금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폭염으로 인한 휴식시간 보장까지 겹치며 작업 중단이 늘자, 공사에 속도가 붙지 않아 공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치솟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으로 공사비가 폭등하며 공기지연 리스크가 커진 상태에서, 착공에 들어간 현장까지 영향을 받으면 더욱 기한이 늘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건설현장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날씨가 워낙 뜨겁다 보니 휴식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환경에서 작업을 하면 효율도 안 나오고 정말로 큰 사고가 날 위험이 크다”면서도, “7월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작업을 못하는 날이 많았고, 그게 끝나고 나니 이런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이래저래 여름철은 공사 진행이 어려워서 속도가 붙지 않는다. 심지어 9월에는 태풍도 올 텐데 더욱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건설현장 관계자는 “아예 새벽 일찍부터 작업을 진행하거나 오후 늦게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며, “날씨가 워낙 더워서 안전장비를 차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작업자들도 많아 언제 사고가 터질까 하루종일 노심초사다”라고 덧붙였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은 뜨거워지고 겨울은 덜 추워지다 보니 하절기에는 공사가 어렵고 오히려 동절기라 콘크리트 양생이 안돼 비수기로 통했던 11~2월에 공사가 더 수월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생겼다”며, “공사 일정을 설계하는 부분에서도 그런 점을 감안해 스케줄을 잡는 경우도 늘었고, 아예 동절기에 더 유리한 공법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전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표적으로 DL이앤씨가 삼표산업과 손잡고 개발한 ‘내한 콘크리트’는 방동(防凍) 효과가 있는 내한촉진제와 자극제 등을 사용해 별도의 보온 양생 없이도 겨울철 사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 역시 최근 나노입자 균질혼합기술과 원재료 순도관리 등을 통해 빠르고 균일하게 초기 압축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조강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영하 15도 혹한 기후 대응을 위한 ‘고성능 콘크리트 시공 기술’과 ‘AI 기반 동절기 시공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성능 콘크리트 시공기술’은 보온양생 시 화석연료를 통한 가열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질식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기 때문에 탄소중립 기여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반 동절기 시공관리 시스템’은 기상청의 실시간 기상정보를 반영해 예기치 못한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딥러닝 AI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 환경에 최적화된 배합 정보를 제공하고, 외부 온도 및 압축강도와 양생 일정 정보를 제공해 콘크리트의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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