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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 울고, 핫식스 웃고"…고심하는 롯데칠성음료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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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8-01 16:12 최종수정 : 2024-08-01 16:32

롯데칠성음료, 사상 첫 분기 매출 1조
필리핀펩시 인수 후 '연매출 4조' 눈앞
1분기 이어 2분기도 생수 매출 하락세
에너지드링크 강세…소주·맥주는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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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사진=롯데칠성음료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사상 첫 분기 매출 1조를 달성했지만, 음료 매출이 고꾸라지면서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아이시스 등 생수 매출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다. 롯데칠성음료는 앞서 지난해 말 필리핀펩시 경영권을 취득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음료 사업이 좀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분기 매출이 1조992억원으로, 전년(7962억원) 대비 무려 38.1%나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경영권을 취득한 필리핀펩시 덕분이다. 필리핀펩시는 필리핀 음료업계 2위 기업으로, 매출 1조를 자랑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앞서 지난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 34.4%를 취득했고, 지난해 말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73.6%까지 끌어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13년 만에 필리핀펩시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필리핀펩시 실적을 반영했다. 이에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를 달성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탄산, 커피, 생수, 주스 등 음료 부문 전 실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분기 음료 매출에서 탄산은 전년보다 2.2%, 커피는 2.5%, 생수는 7.0%, 주스는 2.1% 모두 내려갔다. 특히 아이시스 등 생수 매출은 1분기에도 8.1%나 감소했는데, 이번에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에 생수 상반기 매출은 888억원으로, 전년(959억원)보다 7.5%나 빠지게 됐다.

대신 핫식스 등의 에너지드링크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367억원)보다 35.3% 뛴 497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드링크가 생수 매출을 상쇄하면서 롯데칠성음료 상반기 음료 매출은 9692억원으로, 전년(9609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868억원)보다 31.6%나 빠진 59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긴 장마와 고환율 등 대외환경 여파로 사업경비 부담이 지속하고 있다”라며 “운동,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에너지드링크나 스포츠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은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4세대 맥주 '크러시'.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4세대 맥주 '크러시'. /사진=롯데칠성음료

음료 사업과 달리 주류 사업은 비교적 선방했다. 제로 칼로리 트렌드를 선점한 ‘새로’와 살구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 등이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끈 것이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가 야심차게 준비한 4세대 맥주 ‘크러시’도 서서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별빛청하를 주축으로 한 청주 매출은 감소세다.

세부적으로 롯데칠성음료 상반기 소주 매출은 1834억원으로, 전년(1706억원)보다 7.5%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맥주 매출은 442억원으로, 전년(397억원) 대비 11.3%나 급등했다. 이로써 롯데칠성음료 상반기 주류 매출도 4170억원으로, 전년(4059억원) 대비 2.7%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198억원)보다 20.1% 하락한 158억원을 기록했다. 청주, 와인 실적이 정체기를 걸으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 와인은 앞서 1분기에도 매출이 각각 5.9%, 8.0% 빠진 바 있다. 이에 청주, 와인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2.4%, 5.6% 감소했다. 청주의 경우 상반기 별빛청하 후속작 ‘별빛청하 로제’를 출시한 점이 소폭이나마 하락 폭에 제동을 걸었다.

롯데칠성음료 필리핀펩시.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필리핀펩시.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전체 실적을 견인한 곳은 앞서 언급한 필리핀펩시다. 필리핀, 파키스탄, 미얀마 등을 주축으로 한 해외 자회사 매출이 호실적을 기록해서다. 이들 국가에서 상반기 매출은 필리핀이 12.0%, 파키스탄이 20.8%, 미얀마가 12.0%나 올랐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상반기 해외 자회사 매출도 전년(1370억원) 대비 408.1%나 폭등한 69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58.5% 오른 236억원을 보였다. 필리핀펩시 경영권을 취득,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칠성음료 전체 상반기 매출은 전년(1조4760억원)보다 38.0% 뛴 2조361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롯데칠성음료의 연매출 4조 진입은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전년(1185억원)보다 18.1%나 빠진 970억원을 내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롯데칠성음료는 하반기에도 식물성 음료 ‘오트몬드’, 제로 칼로리 에이드 ‘모아:비’ 등을 선보이면서 건강 트렌드에 주목한다. 주류에서는 스테디셀러 소주 ‘처음처럼’을 리뉴얼 출시하고, 맥주 ‘크러시’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롯데칠성음료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마케팅 및 영업활동에 강화할 것”이라며 “주류에서는 트렌디한 제품을 지속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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