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SPC그룹이 유럽풍 베이커리를 국내 소비자들에 소개하고자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첫 매장을 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97년 CJ그룹이 경기도 구리에 뚜레쥬르 1호점을 열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오랜 기간 베이커리 양강 체제를 구축하면서 해외로 무대를 넓혀 격돌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국내 가맹점 수는 각각 3400여 개, 1300여 개로 집계됐다. 두 베이커리는 공교롭게도 2004년을 기점으로 해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파리바게뜨는 중국을, 뚜레쥬르는 미국을 공략해 첫 깃발을 꽂았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으로 넓혀 해외 11개 국가, 570여 개 매장을 뒀다. 뚜레쥬르 역시 중국, 캐나다, 베트남 등으로 확장하면서 해외 7개 국가, 4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모두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1000개 매장 달성을 목표로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300종이 넘는 갓 구운 빵을 아침부터 제공한다는 점, 두 번째는 손님이 직접 진열대 빵을 골라 쟁반에 담을 수 있는 시스템. 세 번째는 해외 베이커리 대비 저렴한 가성비이고, 네 번째는 매장에서 시식하도록 카페테리아로 꾸몄다는 점이다.
그럼 실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매장에서 인기를 끄는 빵들은 어떤 것일까.
파리바게뜨 인기 톱10 빵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위 단팥빵, 2위 추억의 소시지빵, 3위 부드러운 정통우유식빵, 4위 찹쌀도넛, 5위 부드럽고 촉촉한 굿모닝롤, 6위 발효버터 소금빵, 7위 프렌치크라상, 8위 바삭하게 그대로 토스트빵, 9위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더한 롤치즈빵, 10위 두번 쫄깃 플레인 베이글이다.
뚜레쥬르 인기 톱10 빵 리스트는 1위 단팥빵, 2위 데일리 우유식빵, 3위 소금버터롤, 4위 낙엽소시지브레드, 5위 소보로빵, 6위 슈크림빵, 7위 추억의 사라다 고로케, 8위 부드러운 후레쉬크림샌드빵, 9위 마구마구 밤식빵, 10위 리얼 초코 소라빵이다.
구체적으로 두 프랜차이즈 톱10 빵들을 살펴보자. 같은 빵이라도 가격, 함량, 칼로리 등은 차이가 있다. 제품 가격은 서울 내 일부 매장을 토대로 산정했다. 실제 매장별 가격은 상이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불공정행위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가 가맹점에 권장가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가격을 임의로 강제할 수 없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모두 1위에 단팥빵이 올랐다. 뒤를 이어 식빵류와 소시지빵 등이 순위권에 들었다. 차이점은 파리바게뜨가 도넛이나 베이글 등 디저트빵 인기가 높았고, 뚜레쥬르는 소보로빵이나 슈크림빵처럼 기본에 충실한 빵이 대세를 이뤘다.
파리바게뜨 단팥빵은 제품당 중량이 110g으로, 열량은 275kcal이다. 뚜레쥬르 단팥빵은 제품당 중량이 86g으로, 열량은 270kcal이다. 서울 일부 매장 기준 두 베이커리 단팥빵 가격은 1900원으로 똑같다. 그러나 중량이나 열량에서 파리바게뜨 단팥빵이 포만감을 더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팥빵이 스테디셀러 제품인 만큼 파리바게뜨는 ‘추억의 앙코빵’, ‘단팥생크림빵’, ‘우리밀을 더한 단팥빵 플러스’, ‘한입에 두 번 반한 단팥크림빵’ 등 제품을 다양화했다. 뚜레쥬르의 경우 한입 크기의 사이즈인 ‘한입 두입 미니 단팥빵’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 2위는 ‘추억의 소시지빵’이 차지했다. 짭조름한 소시지와 옥수수 마요 토핑이 어우러진 빵이다. 소시지, 케찹, 마요네즈가 예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은 것에 착안해 남녀노소 매니아층을 공략했다. 중량 130g, 열량 340kcal으로 일반적으로 삼각김밥과 같은 포만감을 준다. 파리바게뜨는 소시지빵 인기에 ‘길어서 더 든든한 롱롱소시지빵’과 ‘소시지 소프트 프랑스’, ‘돌돌 말린 소시지 도넛’ 등 제품도 출시했다.
뚜레쥬르 2위는 ‘데일리 우유식빵’이 이름을 올렸다. 각종 SNS나 유튜브에서 관련 콘텐츠가 지속해서 올라올 만큼 뚜레쥬르만의 시그니처다. 총 중량 400g, 열량은 100g당 280kcal이다. 부드러우면서 촉촉하고, 우유 맛이 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빵이다. 뚜레쥬르는 우유식빵 인기에 ‘통우유식빵’, ‘순수한맛 순우유식빵’ 등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파리바게뜨도 우유식빵이 인기다. 3위에 ‘부드러운 정통 우유식빵’이 랭크됐다. 이 빵 총 중량은 400g, 열량은 100g당 290kcal이다. 우유를 원료로 만들어 샌드위치나 토스트용으로 적합하다.
뚜레쥬르 3위는 ‘소금버터롤’이 올랐다. 이 빵은 총 중량이 62g, 열량은 240kcal이다. 버터의 고소함과 소금의 짭짤함이 어우러졌다. 뚜레쥬르는 MZ세대로부터 소금빵이 인기를 끌면서 트러플 소스를 더한 ‘트러플 소금버터롤’도 함께 공개했다.
파리바게뜨 ‘찹쌀도넛’, 뚜레쥬르 ‘낙엽소시지브레드’가 4위에 안착했다. ‘찹쌀도넛’은 쫀득한 찹쌀가루로 도넛을 반죽해 튀겨낸 빵이다. 속에는 통팥 앙금도 들어가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중량 93g, 열량 310kcal으로 단팥빵보다 더 강한 포만감을 준다. 파리바게뜨는 찹쌀 가루로 만든 ‘우리찹쌀 왕꽈배기’, ‘우리찹쌀 모카찰떡빵’, ‘미니 찹쌀도넛’ 등도 판매 중이다.
뚜레쥬르 ‘낙엽소시지브레드’는 파리바게뜨 ‘추억의 소시지빵’과 비슷하다. 말 그대로 낙엽 모양 소시지 빵으로, 하나씩 떼어 먹는 재미가 있다. 제품당 중량 144g, 열량 390kcal으로, 파리바게뜨 ‘추억의 소시지빵’보다 더 옹골차다. 뚜레쥬르도 소시지빵 인기에 ‘라구 소시지 피자빵’, ‘고소한 후랑크 소시지’, ‘어니언 소시지 포카치아’ 등 제품을 내놓았다.
5위에는 파리바게뜨 ‘부드럽고 촉촉하 굿모닝롤’, 뚜레쥬르 ‘소보로빵’이 이름을 올렸다. ‘부드럽고 촉촉한 굿모닝롤’은 쉽게 말해 모닝빵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유가 함유돼 식사 대용으로 적합하며, 과일잼과도 안성맞춤이다. 이 빵은 총 중량이 240g, 열량이 100g당 310kcal이다. 소보로빵은 전 국민이 아는 디저트 빵이다. 뚜레쥬르는 고소한 땅콩과 소보로를 토핑해 만들었다. 중량 76g에 열량 320kcal으로, 단팥빵보다 조금 더 칼로리가 높다. 뚜레쥬르는 ‘고구마 소보로빵’, ‘생크림 소보로빵’ 등 소보로빵 종류만 7개를 갖고 있다.
6위는 파리바게뜨 ‘발효버터 소금빵’과 뚜레쥬르 ‘슈크림빵’이 차지했다. ‘발효버터 소금빵’은 발효버터를 넣은 반죽을 고온에 구워 속은 촉촉하고, 빵 밑면은 바삭한 두 가지 식감을 동시 즐길 수 있다. 중량은 55g이며, 열량은 205kcal이다. 파리바게뜨도 소금빵 인기에 ‘발효버터 모카소금빵’과 ‘발효버터 명란소금빵’으로 종류를 다양화했다. 뚜레쥬르 ‘슈크림빵’은 부드럽고 진한 슈크림이 속을 가득 채웠다. 중량 85g에 열량 265kcal이다. 뚜레쥬르는 이처럼 TOP10 빵 리스트에 단팥빵과 소보로빵, 슈크림빵이 모두 랭크됐다. 세 빵 모두 가격은 1900원으로 똑같지만, 열량에서는 소보로빵·단팥빵·슈크림빵 순으로 차이가 나는 점을 알 수 있다.
7위는 파리바게뜨 ‘프렌치크라상’과 뚜레쥬르 ‘추억의 사라다 고로케’가 이름을 올렸다. 먼저 ‘프렌치크라상’은 프랑스산 이즈니 생메르 버터를 더해 깊고 진한 풍미를 맛볼 수 있는 제품이다.
정통 프렌치 스타일의 크라상이다. 중량은 53g으로, 열량 240kcal이다. 여느 빵 대비 열량이 높지 않아 다이어트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파리바게뜨는 ‘치즈듬뿍 갈릭버터크라상’과 ‘햄치즈 크라상 샌드위치’, ‘달콤바삭 크룽지’와 같은 크라상 빵도 잇달아 선보였다.
뚜레쥬르 ‘추억의 사라다 고로케’는 바삭한 고로케 속에 야채 사라다가 듬뿍 들어간 식사용 빵이다. 중량 130g에 열량 385kcal으로,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뚜레쥬르의 고로케는 미국에서도 인기 메뉴다. 이에 뚜레쥬르는 ‘김치 고로케’, ‘정통 고로케’, ‘남해마늘로 만든 마늘치즈고로케’, ‘바베큐 치킨 고로케’ 등 고로케에 힘주는 모습이다.
8위에는 파리바게뜨 ‘바삭하게 그대로 토스트’와 뚜레쥬르 ‘부드러운 후레쉬크림샌드빵’으로 구성했다. ‘바삭하게 그대로 토스트’는 도톰한 사이즈의 토스트용 식빵이다. 파리바게뜨만의 특허받은 토종효모가 함유돼 건강 식이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퍼져나간다. 중량 383g에 100g당 열량은 305kal이다. ‘부드러운 후레쉬크림샌드빵’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버터크림이 듬뿍 샌드됐다. 간식용 빵으로, 크림 속 바닐라씨드 검은 반점이 특징이다. 총 중량은 355g이며, 열량 1370kcal이다. 빵 한 개로 일반 빵의 4배 달하는 열량을 섭취한다.
9위에는 파리바게뜨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더한 롤치즈빵’과 뚜레쥬르 ‘마구마구 밤식빵’이 차지했다.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더한 롤치즈빵’은 롤케이크 모양에 치즈로 꽉 찬 빵이다. 중량 135g, 열량 420kcal이다. 크기는 작지만, 내용은 알찬 빵으로 볼 수 있다.
파리바게뜨는 롤치즈빵 인기에 두 배 더 키운 ‘뜯어먹는 롤치즈 브레드’도 선보였다. 뚜레쥬르 ‘마구마구 밤식빵’은 밤 다이스를 듬뿍 넣은 것도 모자라 밤 크림까지 더했다. 빵 속에 밤이 가득 들어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총 중량 580g에 열량 1625kca이다.
뚜레쥬르 TOP 10 빵 리스트 중 제품 중량이나 칼로리가 제일 높다. 이에 뚜레쥬르는 반으로 줄인 ‘마구마구 밤식빵(1/2)’도 출시했다.
마지막 10위 주인공은 파리바게뜨 ‘두번쫄깃 플레인 베이글’과 ‘리얼 초코 소라빵’이 입성했다. ‘두번쫄깃 플레인 베이글’은 끓는 물로 만든 반죽을 데쳐서 한번, 고온에 빠르게 또 한 번 구워냈다. 여기에 특허받은 효모를 더해 깊고 풍부한 맛이 난다. 파리바게뜨는 베이글 종류도 어니언, 시금치바질, 블랙올리브치즈 등 맛을 다양화했다. 중량 116g에 열량 310kcal이다. 뚜레쥬르 ‘리얼 초코 소라빵’은 부드러운 소라 모양에 진한 초코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뚜레쥬르는 초코 크림 빵을 특히 강조하는데 그 외 ‘빵 속에 리얼 초코’, ‘리얼브라우니’ 등도 있다. ‘리얼 초코 소라빵’은 중량 68g에 열랑 210kcal이다. 제품 가격은 단팥빵·소보로빵보다 살짝 높은 2200원에 책정됐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