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주가가 8만원선을 넘으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모멘텀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가 상승에는 다소 제한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반도체 글로벌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주가도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일명, ‘눈치보기 장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았다. 주시하다시피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여전히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한다는 소식을 기다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HBM 납품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하는 등 기대감만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컨센서스 추이./출처=에프앤가이드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실질적으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보수적 입장이다. 1년 전 국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매출액 컨센서스는 39조3109억원이었다. 지난 2일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66조8767억원으로 이 기간 동안 1.6배 정도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1090억원에서 21조6381억원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매출액 컨센서스도 298조9649억원에서 310조811억원, 영업이익은 36조9298억원에서 39조4620억원으로 변경됐다. AI반도체 성장에 대한 기대감, SK하이닉스 컨센서스 변화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의 컨센서스 상향 폭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컨센서스 추이./출처=에프앤가이드
이미지 확대보기통상, 증권사 컨센서스는 주가에 후행적이다.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가운데 시장 동향과 분위기 등을 고려해 전망치를 수정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우호적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적 컨센서스 조정폭을 보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2분기 HBM 실적(엔비디아 관련)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삼성전자가 보여준 것은 없었다”며 “현재 진행중인 테스트에 통과할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하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확실히 납품한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면 드라마틱한 주가 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PBR 밴드 및 주가 추이./출처=에프앤가이드
한편,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사방이 적인 탓에 활로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와 TSMC가 오래전부터 돈독한 관계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며 "TSMC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경계하고 TSMC와 손잡은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한다”고 말했다. 그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동맹이 예상보다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평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