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후 시너지를 못보고 팔게 된 이후 농협금융지주 보험사 M&A는 사실상 중단됐다. 사실상 합병 시너지를 못보는 상황에서 농협생명, 농협손보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둘 수 밖에 없다.
6월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재매각 이후 추가 보험 M&A를 진행하지 않았다. 농협금융지주 내부에서도 보험 계열사 M&A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보험계열사가 없는 금융지주들이 보험사를 사면서 농협 보험사 경쟁력 제고 과제를 안게 됐다.
NH농협금융지주도 보험 경쟁력 제고를 비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를 타진, 2014년 6월 우리아비바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5년 상반기 내 우리아비바생명과 농협생명을 합병하고자 했다. 2013년 기준 우리아비바생명 자산은 4조4656억원으로 농협생명 자산 47조2004억원과 합병하는 경우 단숨에 50조로 도약하는 효과도 있었다.
당시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를 추진한건 변액시장 진출을 위해서였다. 농협생명은 변액보험 판매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 농협생명 2012년 생보사로 출범 당시 방카슈랑스 25%룰을 유예받는 대신 2016년까지 변액 시장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협정을 맺었다.
농협생명은 우회 방식으로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는 경우 변액보험 시장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를 대비해 농협금융지주는 우리아비바생명 희망퇴직 실시, 상품·채널 리모델링, 저성과 지점 통폐합, 설계사 및 고객 유지 등 15개 경영개선과제를 추진해왔다.
금융위원회 제동으로 변액보험 진출은 무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NH농협생명이 변액보험 라이선스를 보유한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고 통합하는 경우 농협생명 라이선스를 보유할 수 없는 농협생명이 변액보험을 우회적으로 판매한다고 지적했다.
농협생명은 농협은행, 지역 농협까지 판매 가능한 영업점이 많아 변액보험을 팔게되면 업계에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금융위는 방카 규제 예외를 인정받는 농축협 지역조합을 통한 변액보험 신규 판매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농협생명 변액보험 신규 판매는 허용할 계획이 없다"라며 "우리아비바생명 변액보험 판매는 여전히 유효하면 우리아비바생명 신규 판매는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지역 조합, 영업점 판매채널을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당시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5개월 만에 우리아비바생명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농협생명은 현재도 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손해보험 부문은 농협손해보험으로 분리 출범한 이후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당시 손해보험 출범 과정에서 정부는 농협조합법 조항 ‘농협 공제는 보험업법 적용을 배제한다’ 룰을 삭제했다. 공제조합에서 보험사로 전환하면 기존 종합 보험사와 동일하게 상품을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으나 보험업계 반발로 무산됐다.
손보사, 생보사 전환을 허용하는 대신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판매는 당국 허용을 받도록 했다. 농협손보는 자동차보험을 팔지 못하고 공제상품에 상응하는 상품만 팔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생명, 농협손보과 합병했을 때 시너지가 나야하는데 우리아비바생명부터 그러지 못했다"라며 "농협금융지주 내부에서도 보험사 인수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특히 농협생명은 출범 당시부터 농협금융지주 비은행 순익을 주도해왔다. 농협생명은 출범 해인 2012년 1098억원 순익을 기록, 2018년을 제외하고 매해 1000억원 이상 순익을 올렸다. 농협금융지주가 적자를 냈을 당시에도 농협생명은 1000억원 이상 순익을 올렸다.
농협금융지주 순익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농협생명, 농협손보를 합한 순익 비중이 58%에 달하기도 했다. 사실상 비은행 이익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후부터는 NH투자증권 다음으로 높았다.
2018년에 농협생명이 적자를 기록했던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 농협생명은 지역 농협, 농협은행까지 방대한 방카슈랑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25% 방카슈랑스룰도 적용 예외를 받고 있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았다. IFRS17 하에서는 저축성 보험이 부채로 잡혀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협생명도 저축성보험을 계속 판다면 IFRS17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체질 개선을 위해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상품 확대에 나섰다.
2018년부텨 2020년까지는 농협생명 순익은 기존 대비 하락해 2019년 401억원, 2020년 612억원을 기록했다. 체질개선은 순항해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2011년 15.4%였던 보장성보험 비중은 2018년은 27.6%까지 늘어났다. 2018년에는 운용자산 투자 손실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농협손보는 출범 당시 순익이 127억원, 2013년 557억원, 2014년 338억원, 2015년 410억원, 2016년 353억원, 2017년 265억원으로 줄었다가 2018년 20억원까지 내려갔다. 농협손보도 2018년 당시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 체질 개선 노력을 진행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을 사실상 유일하게 취급하고 있어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손해가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부분을 상쇄하고자 농협손보도 보장성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IFRS17 도입 대비 체질개선을 진행한 결과, 농협생명, 농협손보 모두 순익이 급증했다. 농협생명 보장성 비중은 현재 90%까지 확대됐으며 2021년 IFRS17 도입 후 1657억원으로 순익을 회복했다. 농협손보도 86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농협생명이 1817억원, 1453억원을 안정적 순익을 시현했다.
올해 1분기 농협생명은 1년치 실적을 모두 채웠을 정도로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역 농협 등 채널을 기반으로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해 수익성을 높였다.
농협생명은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 합병으로 자산순위가 4위에서 5위로 밀린 상태다.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될 경우 동양생명 대응도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