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마련된 라이브 시네마. /사진=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
12일 찾은 롯데시네마에서는 이처럼 기존 영화관과는 차원이 다른 생생한 콘텐츠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롯데시네마는 앞서 오감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라이브 시네마‘를 론칭했다. 특히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입구 지점에서 이 같은 고객 경험을 마련했다. 라이브 시네마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을 뜻하는 ‘라이브(LIVE)’와 영화관을 뜻하는 ‘시네마(CINEMA)’를 결합한 용어다. 다시 말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영화관’을 의미한다.
라이브 시네마는 관객이 역할극을 한다. 영화 초반부가 상영되면 관객은 극 중 스토리로 갑작스럽게 빨려 들어간다. 그러면 롯데시네마가 꾸민 극장 내 세트장에서 추리를 해 미션을 수행한다. 기존 ‘방 탈출 게임’과는 다르다. ‘방 탈출 게임’이 퀴즈를 풀어 자물쇠를 푸는 식이라면 라이브 시네마는 연기자들과 함께 미션을 헤쳐나간다.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마련된 라이브 시네마. /사진=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
실제 체험해 보니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롯데시네마 첫 테마로는 ‘우정’이다. 초등학교 학창 시절 한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친구들을 외딴 시골 마을인 해후로 초대하면서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진다. 라이브 시네마는 최소 3인부터 최대 5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조그마한 상영관에 들어서고, 의자가 움직이면서 시작된다.
조명이 밝아지면 쾨쾨한 냄새와 함께 세트장이 모습을 보인다. 외딴 시골 마을에 온 것처럼 구멍가게나 간판이 바래진 목욕탕, 거미줄이 쳐진 버스 정류장, 오래된 성당 따위의 세트장이 생경하게 펼쳐진다. 그러더니 배우들이 등장해 말을 붙인다. 마치 영화 ‘트루먼쇼’처럼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함께 체험한 관객 모두가 연신 “진정이 안 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현장인 것이다. 다만, 극의 진행 과정에서 일부 비속어나 폭력적인 장면이 나올 수 있어 주의할 필요는 있다.
세트장 곳곳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관객은 그 속에서 장차 미션을 풀어나갈 힌트를 얻어야 한다. 세트장을 옮기면서 문제를 풀면 다음 세트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배우는 관객이 실제 친구였던 것처럼 친근하게 말을 걸고, 경계를 푼다. 낯선 사람들과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동료가 돼 손발이 맞는다. 각 상황별 조명이나 음악이 틀어져 긴장감도 증폭시킨다. 모든 미션을 수행해야 한 편의 스토리가 막을 내린다.
롯데시네마는 이러한 라이브 시네마를 준비하기 위해 6개월의 시간을 준비했다고 한다. 체험 시간은 100분으로, 하루 7회차 제공된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라이브 시네마는 이미 7월까지 롯데시네마 예측보다 빠른 예매율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는 코로나 기간 극장 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극장을 체험형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이른바 ‘롯시커넥트’ 프로젝트로, 그중 탄생한 것이 ‘랜덤스퀘어’다. 이 역시 극장을 들어내 체험형 전시관으로 꾸몄다. 지난해 6월 롯데시네마 잠실 월드타워점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현재까지 네 차례 진행됐다. 주로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전시였다. AI가 뇌파를 측정해 고유의 색깔을 찾아주거나 사주를 봐주거나 향을 골라주는 등의 내용이었다. 매 회차 예매율 98%를 기록할 정도로 고객 반응도 뜨거웠다.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마련된 라이브 시네마. /사진=손원태기자
라이브 시네마는 이러한 랜덤스퀘어에서 한걸음 더 진일보했다. 영국의 ‘시크릿 시네마’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크릿 시네마’는 관객을 영화 속 등장인물과 동일시한다. 일례로 ‘스타워즈’ 캐릭터 옷을 입고, 영화에 등장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스토리의 캐릭터가 되는 구조다. 관객을 영화 자체로 몰입하는 경험이다.
최재형 롯데컬처웍스 컬처스퀘어 기획팀장은 “고객들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의 <라이브시네마>를 기획했다”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라이브 시네마는 하반기 새로운 콘셉트로 찾아온다.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마련된 광음시네마. /사진=손원태기자
전투기가 활주로를 질주하거나 자동차가 광활한 대지 위를 달릴 때 나오는 저음역대 소리를 진동으로 담아냈다. 우퍼 사운드는 이처럼 일반 스피커로 재생할 수 없는 저음역대를 구현했다. 롯데시네마는 스피커 레이아웃 재구성, 사운드 시스템 보정 등을 통해 생동감 있는 소리를 만들었다. 영화관 객석 뒤에도 서브 우퍼를 설치해 어느 위치에 있든 생생한 음질을 들을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광음시네마 외에도 지난 2022년 12월 잠실 월드타워 지점에 세계 최대 스크린(‘수퍼플렉스관’)을 설치했다. 이곳 스크린은 길이만 34m에 달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롯데시네마는 빛 떨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듀얼 레이저 영사기도 도입했으며, Dolby ATMOS 음향 시스템으로 소리가 360도 회전하게 설계했다.
이처럼 롯데시네마가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극장을 조성하는 이유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특히 롯데시네마 실적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특별관 조성에 힘을 실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매출이 5621억원으로, 전년(4973억원) 대비 13.0%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2019년(7711억원)의 약 72.9%에 해당하는 수치다.
롯데시네마는 “극장을 찾는 다양한 관객들을 위해 영화관람 외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색다른 문화체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