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롯데시네마 잠실 월드타워에서 열린 랜덤스퀘어 네 번째 전시인 '감정 테마 파크'. /사진=손원태기자
롯데시네마는 3일 잠실 월드타워점에서 체험형 전시관인 랜덤스퀘어 네 번째 테마 ‘감정 테마 파크’를 선보였다. 롯데시네마는 앞서 지난해 6월 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곳 잠실 월드타워에 체험형 전시관인 랜덤스퀘어를 론칭했다. 영화관을 틀어 부스를 마련해 분기별 테마에 따라 전시를 꾸리는 형태다.
랜덤스퀘어는 지난 1년간 네 차례 전시가 열렸다. 첫 전시는 인공지능(AI)이 뇌파를 측정해 각자의 색깔을 찾아주는 ‘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였고, 두 번째는 AI가 사주나 타로를 보는 ‘랜덤 데스티니’였다. 세 번째는 AI가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측정해 어울리는 향을 찾아주는 ‘랜덤 프래그런스’였다.
롯데시네마가 네 번째로 꾸린 ‘감정 테마 파크’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 개봉을 기념해 협업한 전시다. 기쁨, 불안, 화남, 슬픔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측정해 각자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랜덤스퀘어는 매 전시마다 예매율 98%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롯데시네마가 극장을 들어내 이색적인 공간으로 개조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콘텐츠산업이 기존 극장 중심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과 이전 방식으로는 극장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먼저 OTT가 일상이 되면서 극장은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OTT 한 달 구독료가 영화표 값과 맞먹으면서 사람들은 구태여 극장을 찾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 영화산업이 무너지면서 극장은 개봉작을 가뭄에 콩 나듯 기다려야 했다. 이에 롯데시네마나 CGV와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는 스크린, 사운드, 모션체어 등 기술 경쟁력에 전사적으로 뛰어들었다. 영화 몰입도를 배가해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에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OTT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들이 극장을 찾는 데에는 영화를 보려는 목적보다 일상의 특별한 여유나 데이트를 즐기려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3일 롯데시네마 잠실 월드타워에서 열린 랜덤스퀘어 네 번째 전시인 '감정 테마 파크'. /사진=손원태기자
롯데시네마는 이러한 고객 심리를 파고들었다. 이어 영화관에서 소개팅을 주선하거나 방 탈출처럼 영화 상영 후 퀴즈를 내 극장을 빠져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소개팅 프로그램인 ‘무비플러팅’은 지난 4월 첫선을 보였는데, 당시 신청자만 2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였다. 이들은 영화 관람 후 단체 미팅을 하면서 식사를 하는 등 소개팅을 가졌다고 한다. 롯데시네마는 1기 흥행에 힘입어 지난달 24일 2기를 추가로 진행했다. 롯데시네마는 이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고객 참여형 추리 게임인 ‘무비퀘스트’도 선보였다. 당시 영화 ‘파묘’ 개봉에 맞춰 전개했으며, 상영 후 30분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다. 롯데시네마는 영화와 관련된 장면을 추가로 촬영해 세 개의 문제를 냈다. 퀘스트를 완료하면 선착순에 따라 굿즈도 따로 지급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매출이 5621억원으로, 전년(4973억원) 대비 13.0% 성장했다. 그러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영화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84억원 적자 전환했다. 극장에서도 임대료 등과 같은 고정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매출액이 코로나 이전 2019년(7711억원)의 72.9%까지 회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실제로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150억원으로, 전년(1119억원) 대비 2.8% 올랐다. 영업이익도 11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롯데시네마는 “극장을 찾는 다양한 관객들을 위해 영화관람 외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색다른 문화체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