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평택공장. /사진=hy
윤 회장은 hy 전신인 한국야쿠르트 고 윤덕병 창업주 1남 5녀 중 막내 외아들이다. hy는 과거 야쿠르트에서 골프장. 커피전문점, 의료로봇, 배달 플랫폼 등 사업 다각화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윤 회장은 1971년생으로 1995년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전무, 2012년 부회장을 거쳐 2020년 회장직에 올랐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은둔의 오너’로 알려졌다. hy는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윤 회장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hy는 2010년 커피 브랜드 ‘코코브루니’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코코브루니는 고급 디저트 카페로, 한때 압구정과 삼청동 등 매장 24개 지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2017년 말 260억원 가량 누적 적자를 냈다.
hy는 결국 코코브루니를 100% 자회사인 비락에 흡수합병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온라인몰로 사업을 틀었다.
hy는 이보다 앞서 2009년 레저, 교육으로 회사 외형을 키우기 위해 M&A(기업 인수·합병)를 본격화했지만 성과는 좋지 않다.
골프장 운영사 ‘제이레저’는 인수 당시 순손실 8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 기업은 작년에도 순손실 14억원을 내는 등 13년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에서도 ‘NE능률’이 지난해 실적이 고꾸라지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수 당시 매출 439억원에서 지난해 79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45억원에서 11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802억원)보다 소폭 줄어드는 등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hy는 이후에도 2011년 9월 500억원을 투입해 의료기기 제조업체 ‘큐렉소’를 인수했다. 식품과는 아예 다른 사업에도 보폭을 넓힌 것이다. 큐렉소는 관절, 척추, 재활 분야 의료기기 로봇을 연구하고 이를 상용화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hy는 현재까지 큐렉소 등 의료사업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의료기기 로봇 수요가 늘어나면서 2022년 들어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그러나 순손실에서 2021년 23억원, 2022년 30억원, 2023년 49억원을 내는 등 여전히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 hy 프레시매니저. 사진 = hy
식품제조기업에서 종합유통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이어 자사몰 ‘프레딧’을 론칭,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고객 접점을 넓혔다. 1만1000명에 달하는 야쿠르트 판매원을 ‘프레시 매니저’로 명명하며, 리브랜딩에도 속도를 냈다.
hy는 윤 회장 취임과 함께 12년 만에 다시 한번 대형 M&A를 추진했다. 미래 신사업으로, 배달 플랫폼 ‘부릉’을 점찍었다. hy는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약 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부릉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부릉 역시 인수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hy의 부릉 인수에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부릉은 약 1만명 배달 라이더를 두고 있다. hy는 부릉 인수로 프레시 매니저와 배달 라이더 간 물류 시너지를 내 집 앞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hy가 보유한 전국 510개 지점과 500여 곳에 달하는 부릉스테이션을 결합하는 빅픽처를 그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사업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이에 지난해 부릉 매출은 전년(3848억원)보다 19.5% 하락한 30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27억원으로, 전년(444억원) 대비 26.4%나 줄었다. 고물가로 외식업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창사 이래 첫 역성장이었다. 이에 hy는 인수 1년도 안돼 부릉 지분 101만9507주를 매도하는 등 처분에 나섰다.
계속되는 사업 부진에 hy 실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hy는 지난해 매출 1조5191억원으로, 전년(1조3776억원) 대비 10.3% 성장하는 등 회사 외형을 확실히 키웠다.
하지만, 영업손실 2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도 윤 회장 취임 후 2020년 164억원에서 2021년 224억원, 2022년 509억원, 2023년 286억원을 내는 등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hy 판관비가 9982억원으로, 전년(7859억원) 대비 27.0%나 폭등했다. 부릉 인수로 인건비, 광고비 등 지출이 크게 뛰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