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최근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요기요 CI. /사진제공=요기요
◆위기의 시작
딜리버리히어로 CI. /사진제공=딜리버리히어로
이미지 확대보기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DH에게 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고 했다. 두 회사 모두를 인수할 경우 국내시장의 99% 이상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DH는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해 배민을 인수하는 대신 요기요 매각을 선택했다.
DH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를 이어오던 요기요에게는 위기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때마침 후발주자 쿠팡이츠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시장에 나온 DH코리아는 2021년 사모펀드와 GS리테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에 인수됐다. 지분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가 각각 35%, GS리테일이 30%로, 2021년 10월 8200억원에 DH코리아를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위대한 상상’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퀵커머스 서비스에 집중했다.
◆왜 경쟁력이 약화됐나
GS리테일과 요기요가 2023년 퀵커머스 입지 구축을 위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사진제공=GS리테일
이미지 확대보기당시 후발주자 쿠팡이츠는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속도’를 내세운 ‘단건 배달’을 내놨다. ‘한 번에 한 집 배달’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입지를 빠르게 넓혀갔다. 배민 역시 이에 질세라 ‘배민1’이라는 단건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나섰다.
요기요도 단건배달을 운영한다. 다만 다른 배달앱들이 내놓은 시기보다 한참 늦은 지난해 8월‘요기배달’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경쟁사들이 다시 ‘묶음배달’로 전환하던 때에 한발 늦은 행보였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속도경쟁에 한창일 때 요기요는 GS리테일과 시너지를 위해 퀵커머스에 주력했다. GS리테일의 유통 인프라와 요기요의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2022년 순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배로 불어났다.
◆잇단 악재, 위태로운 2위 자리 지킬 수 있을까
전준희 요기요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요기요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10월 사모펀드는 위대한상상의 1000억원 상당의 주주배정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하면서 GS리테일과 갈등이 발생했다. GS리테일은 사모펀드가 불공정한 방법으로 CB 발행에 시도했다며 법정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법원은 GS리테일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사모펀드 측 손을 들어줬다. 위대한상상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가 각각 35%, GS리테일이 3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사태로 서성원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취임 1년 반 만에 사임하고, 이정환 대표가 곧바로 취임했지만 두 달 만에 사임했다. 이후 전준희 현 R&D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경영불안이 계속되는 사이 쿠팡이츠가 지난 21일 DAU(일일활성이용자수)를 요기요 하루 추월했다. 쿠팡이츠 DAU는 111만5160만명으로 요기요(100만1706명)를 앞섰다.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앞선 건 서비스 출시 후 처음이다.
업계는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혜택을 내세워 경영 불안을 겪고 있는 요기요를 추월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현재 요기요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안다.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겹쳐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요기요가 하루 빨리 경영 정상화를 해야만 이탈하는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 하루 쿠팡이츠가 추월했을 뿐 곧바로 요기요가 2위를 되찾았기 때문에 쉽게 판도가 바뀌진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여기저기 모바일 광고를 많이 뿌리고, 이를 통해 앱을 열기만 해도 활성이용자로 잡히기 때문에 실제 주문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