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이미지 확대보기국토교통부와 조달청은 각각 상반기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조기 집행해 건설사들의 숨통 트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급격히 위축된 민간 건설사들의 투자 및 분양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시장에 85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먼저 조달청은 올해 상반기 39조원 규모의 조달사업을 집행할 방침이다. 이는 역대 상반기 조기 집행 가운데 최대 규모다. 상반기에 조달 요청 기관의 조달 수수료를 최대 15%까지 인하하고, 신속 집행에 발맞춰 조달기업들이 원자재 구매 등 생산 일정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물품·용역·공사 분야 발주계획을 1∼2월에 걸쳐 조기에 공표할 계획이다.
대형공사의 발주 시 필수절차인 총사업비 검토(15→10일)·공사원가 사전검토(10→7일)·설계 적정성 검토(40→30일) 등 기간을 단축하고, 턴키공사 등 난도 높은 기술형 입찰을 발주하기 전에 '계약방식 사전검토 서비스'를 제공해 공사비·면허·공법 등 기술 검토에 드는 기간(20→10일)도 줄일 예정이다.
종합심사낙찰제와 중복적으로 적용되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올해 6월까지 한시적으로 생략해 계약기간을 단축(50→40일)하고, 유찰이 잦은 턴키 등 대규모 기술형 입찰의 경우는 수의계약 또는 설계·시공분리 계약방식으로 신속 전환해 국책사업의 지연을 방지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지난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65% 수준인 12조4000억원을 조기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공사비 상승, PF시장 경색 등으로 민간 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된 만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신속한 SOC 사업추진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속도로 재정을 신속 집행해 침체된 건설경기와 민생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올해 초에도 정부는 건설·금융업계 부동산PF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85조원의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다. 필요시 유동성 공급을 추가로 확대할 수도 있다는 방침도 달렸다. 책임준공보증 집행(6조원) 가속화와 비주택 PF 보증(4조원) 신설, 건설사 특별융자(4000억원) 등 건설공제조합을 통한 유동성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다급하게 건설사 살리기에 나선 배경에는 건설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부동산PF 부실 및 미분양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누적 공동주택 준공 물량은 28만2975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21.6% 줄었다. 같은 기간 분양 역시 6만3509가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3% 줄었다. 착공은 17만37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2.4% 줄어드는 등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법원 공고를 보면 작년 12월 건설사 10여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벌써 10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