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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흥행한 대상, 협력사 손 주고 신사업 손 든다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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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19 16:57

대상, 회사채 수요예측서 10배 더 많은 8000억원 몰려
중소협력사 조기 대금 마련…'바이오·알룰로스'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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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군산 전분당 공장에 국내 최대규모의 알룰로스 생산라인을 마련했다. /사진=대상

대상은 군산 전분당 공장에 국내 최대규모의 알룰로스 생산라인을 마련했다. /사진=대상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청정원, 종가 등을 브랜드로 둔 대상(대표 임정배)이 회사채 수요예측 조사에서 10배가 넘는 투자금을 모집해 흥행에 성공했다. 대상은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조기 대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아울러 천연 감미료, 바이오 등 그룹 신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 16일 2년물 200억원, 3년물 800억원 총 10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을 했다. 그 결과, 2년물에 2100억원이, 3년물에 6100억원이 몰리면서 총 8200억원의 투자 수요가 접수됐다. 대상은 개별 민평금리에 -30bp~+30bp를 가산한 금리밴드를 제시했다. 2년물 -3bp, 3년물 +3bp에서 모집액의 10배가 넘는 물량을 모두 채웠다. 이에 대상은 300억원 증액한 1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대상은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협력사들에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대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이 3507억원으로, 전체 차입금(6306억원)의 55%를 차지한다. 이 중 그룹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7552억원으로, 동종업계 대비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부채비율도 148.8%로, 비교적 건전한 상태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가 넘어가면 위험 단계로 해석된다. 대상은 특히 임정배 현 대표가 2020년 초 단독 대표직에 오른 뒤,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았다.

임 대표는 1991년 미원통상 무역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평사원에서 전문경영인(CEO)까지 올랐다. 대상그룹 유럽법인장, 대상㈜ 기획관리본부장, 대상홀딩스㈜ 대표이사, 대상㈜ 소재BU 전략기획본부장, 식품BU재경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2017년 3월 대상㈜ 각자 대표이사로 역임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그룹 재무팀장을 맡았다.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고, 환율도 불안정해지자 대상은 내우외환을 겪었다. 임 대표는 원료 수급부터 제품 출하, 유통까지 전 단계에 걸쳐 생산 효율을 높여 나갔다. 그때부터 대상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고를 채워갔다. 이에 대상의 현재 신용등급은 ‘AA-(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이 대상에 신뢰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상 LA 종가 김치공장. /사진=대상 종가

대상 LA 종가 김치공장. /사진=대상 종가

대상은 글로벌 매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한편 천연 감미료(알룰로스), 바이오 등 신사업도 키워가고 있다. 대상은 2021년 처음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한 후 지속해서 종가 김치를 내세워 왔다. 2022년 3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대규모 김치공장을 준공했다. 이곳에서는 연 2000t의 김치가 생산된다. 대상은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매출을 연 1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에는 미국 현지 식품업체인 ‘럭키푸즈’에 3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대상은 럭키푸즈가 확보한 유통채널에도 종가 김치를 입점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도 폴란드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규모 김치공장을 추진한다. 총 6613㎡(2000평) 규모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준공된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에서 2030년까지 연 3000톤 이상 김치를 생산해 유럽을 공략한다. 이렇듯 대상의 종가 김치는 미국과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김치 수출액도 2020년 5900만달러, 2021년 6700만달러, 2022년 7100만달러, 작년 상반기 41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대상은 또 그룹 신사업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것이 레드바이오, 천연 감미료(알룰로스) 사업이다. 레드바이오는 의료·제약 관련 바이오 사업으로, 식품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대상도 항진균제 신약 개발 기업인 앰틱스바이오에 투자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초고령화 시대가 찾아온 만큼 감염병 치료제 개발사업에 눈길을 돌렸다. 특히 앰틱스바이오는 신규 타깃 발굴, 신물질 합성, 약물 전달 등 바이오 전 분야 기술력을 갖췄다. 대상은 앰틱스바이오가 손발톱진균증 치료제 임상 1상에 성공한 것에 주목했다. 레드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첫 단추를 뀄다.

대상은 천연 감미료 관련해 지난해 상반기 300억원을 들여 군산 전분당 공장에 국내 최대규모의 알룰로스 생산라인을 마련했다. 알룰로스는 헬시플레저 열풍과 함께 ‘제로 슈거’ 계열 제품에서 대체 감미료로 주로 쓰인다. 칼로리가 없는 소재 중 유일하게 식품원료를 기반으로 한다. 무화과나 건포도 등과 같은 과일이나 농작물에서 희소하게 있는 당류를 추출해서 만든다. 설탕의 약 70%에 가까운 단맛이 나온다. 현재 식품기업에서 알룰로스 생산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곳은 대상과 삼양그룹 뿐이다. 대상은 저칼로리·저당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실제 유럽권에서 저감, 설탕세 등 정책이 나오는 것에 주목했다. 영국은 음료 100ml당 설탕첨가물 5g 이상을 함유한 음료에 1L당 0.18파운드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일명 ‘설탕세’를 도입했다. 우리나라 역시 당 절감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상은 알룰로스 등 대체당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Sweevero)’까지 론칭했다. 현재 롯데칠성, 동아오츠카, 하이트진로 등 국내 유수의 음료 제조사 등 50곳 이상의 거래처를 확보했다. 아울러 북미 지역에서 다수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산업안전보건과 컴플라이언스 등의 프로세스 구축 및 강화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과 도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내실을 다져 직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임정배 대상 대표. /사진=대상

임정배 대상 대표. /사진=대상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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