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네이버
이미지 확대보기9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트리밍 시장 1위 사업자인 트위치는 오는 2월부로 국내 사업을 철수한다. 서비스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들의 거처가 연일 화제다. 대형 스트리머가 이용자 유입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국내 1위 트위치 스트리머 ‘우왁굳’이 아프리카TV행을 결정했다는 소식 하나로 아프리카TV 주가가 2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전일 또 다른 인기 스트리머 ‘풍월량’은 아프리카TV가 아닌 치지직으로 이적한다고 밝히면서 아직 거처를 정하지 않은 ‘침착맨’, ‘릴카’, ‘우정잉’ 등 인기 스트리머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치지직이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일일활성이용자수(DAU)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모두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더욱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의 DAU는 지난 2일 기준 평균 37만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TV의 평균 DAU가 63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프리카TV의 MAU는 189만명, 치지직은 99만명이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통해 광고 수익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단가가 높은 동영상 광고를 송출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게임 스트리밍의 주요 시청자층인 젊은 층을 확보해 이들을 네이버 생태계 안에 가둬 플랫폼 내 체류시간을 늘리는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치지직에서 발생하는 다수의 트래픽을 네이버페이, 커뮤니티, 커머스 등 기존 네이버 서비스로 연계해 시너지를 낼 여지도 충분하다. 스트리머 후원 기능을 하는 ‘치즈’ 역시 네이버페이로 구입 가능하다. 이용자 사이에서 간편한 후원 기능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후 스트리머와 플랫폼의 동반 성장을 위한 여러 수익화 전략도 장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전망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엄청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전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5조원에서 2028년 약23조7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스트리머 모객 활동에 한창이다. 회사는 이날부터 치지직에서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위한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독기간 이어가기'를 신청하면 시청자는 트위치에서 팔로우했던 스트리머 리스트를 치지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위치에서 활용하던 정보를 연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구독 기간도 합산할 수 있다.
여러 사용자에게 지적받았던 서비스 안정화 작업에도 한창이다. 현재는 1080p 60프레임과 30프레임 방송을 혼용 중인데, 오는 2월 안에 대부분의 방송이 끊김없이 60프레임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규모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채팅이 올라가는 속도도 조절해 가독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후원 가능 대상 확대 ▲채팅창 기능 개선 ▲탐색 기능 개선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 전 친일 성향 방송, 선정적 방송으로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진 만큼 필터링, 모니터링 고도화도 착수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방송인의 이력을 조회하는 등 사전 검수가 어려워 발빠른 사후조치에 방점을 찍고 관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위해 사내 치지직 운용 조직과 그린웹서비스의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음란물 필터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인 ‘엑스아이’를 치지직에 적용했다.
증권가에서도 치지직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이용자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 원을 넘어선다”며 "트위치의 주요 스트리머들이 이미 카페 등 네이버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트래픽 확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