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카드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사진 =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주 현대카드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Stable, 안정적)’에서 ‘AA(Positive, 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카드의 나이스신용평가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AA를 회복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대카드는 전략적 중요성 및 매우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중요 금융사”라며 “모회사인 현대차의 등급전망 상향 등을 고려해 전망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등급전망 근거로는 ▷우수한 사업 기반 ▷높은 시장 지위 ▷보수적 위험 관리에 따른 우수한 자산 건전성 ▷그룹의 지원능력 상향 전망 등을 꼽았다.
현대카드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는 국내 외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이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Fitch)’가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Stable(안정적)’에서 ‘BBB Positive(긍정적)’으로 상향했다. 11년 만의 상향 조정이다.
피치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개선에 따른 모기업 지원 가능성이 강화됐고, 현대카드가 현대차∙기아의 한국 내 신용카드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요한 전략 파트너인 점을 감안해 이번 전망 상향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6월에는 또다른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카드의 그룹 내 평가 지위(Group Status)를 한 단계 상향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BBB Stable(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P 등급을 취득한 2006년 이후 첫 평가 지위 상향 조정이다.
S&P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대카드가 신용카드를 통한 ICP(In-Car Payment Service, 차량 내 결제 서비스) 사업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전략에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또한, 현대자동차∙기아와 함께 자동차 전용 신용카드(PLCC)를 운영하는 등 차량 판매에 기여하고 있고, 현대캐피탈과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는 등 그룹과 사업적 연관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현대카드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운영 중인 PLCC는 지난해 6월 말 누적 발급량 200만장을 돌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친환경차 트렌드에 맞춘 전기차 특화 신용카드인 ‘Hyundai EV카드’ ‘Kia Members 전기차 신용카드’도 점점 발급량이 느는 추세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차와 함께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실물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hi-pass’를 선보이기도 했다.
11월에는 일본의 대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기업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긍정적(Positive)을 획득했다. 국내 카드사 중 일본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특히 이번 JCR의 신용등급은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이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 받은 첫 사례다. JCR은 현대차의 신용도를 A+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또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는 투자적격등급 중에서도 채무 이행에 대해 높은 확실성을 보유한 기업에게 부여되는 우수한 등급이다.
JCR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카드는 현대차·기아에 자동차 금융 지원을 하는 전략적·기능적 핵심 자회사로 강한 사업 연계성을 지니고 있어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신용등급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전용 신용카드)와 ICP(In Car Payment·차량 내 결제),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한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JCR은 현대차·기아 PLCC를 기획·운영하고, ICP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등 현대카드가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카드는 이와 같은 신용등급 상향 흐름에 대한 비결로 진화된 디지털 기술을 꼽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 사업영역에 적용된 데이터 사이언스와 AI(인공지능)가 전 사업영역에서 성과를 내며 회원수, 고객 충성도, 건전성 관리 등 모든 분야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이런 경쟁력이 좋은 평가의 밑바탕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카드가 추진하는 AI·결제 데이터 분석 기반 개인화 마케팅은 기존 마케터가 추천할 때보다 6배 높은 효율을 내면서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이용액(월 평균 119만원, 2023년 10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현대카드는 리스크 관리 및 연체채권 회수 업무에도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적용해 연체율을 꾸준히 0%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현대카드는 국내외 신용평가사에서 받은 우수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통화를 활용한 조달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JCR 신용등급 획득은 자금 조달을 넘어 일본 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협업을 이끌어내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