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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버티컬 힘 받은 롯데온, ‘외부인재’ 박익진 영입 이유는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3-12-14 15:00

'전략·마케팅 전문가' 박익진 신임 롯데온 대표이사 부사장
우선과제는 흑자전환·오카도 시스템과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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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진 롯데쇼핑(주)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사진제공=롯데

박익진 롯데쇼핑(주)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사진제공=롯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온은 업계 후발주자로 좀처럼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롯데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었지만,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힘든 길을 걷던 가운데 꺼낸 승부수는 버티컬 서비스였다. 속도는 더뎠지만 효과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고, 때마침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조금씩 힘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는 이 시기 수장교체 카드를 꺼냈다. ‘마케팅·전략 전문가’인 박익진 신임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이다. 다만 이커머스 경험이 전무한 박익진 대표를 영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단행한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박익진 어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롯데온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했는데, 박 신임 대표도 외부 전문가 중 한명이다.

박 신임 대표는 롯데온의 세 번째 수장으로, 나영호닫기나영호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에 이은 두 번째 외부영입 대표이기도 하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주로 금융업계에 몸을 담으며 마케팅과 전략을 담당했는데, 재밌는 점은 물리학과를 전공했다는 것이다. 1968년생인 박 신임대표는 서울대학고 물리학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MCKINSEY 프로젝트 매니저 ▲2004년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최고재무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2006년 MCKINSEY 부파트너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2014년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 ▲2021년 어퍼니티 오퍼레이션 총괄헤드 담당 등을 지낸 인물이다.

사실 박 신임대표가 롯데와 인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 롯데그룹이 롯데금융계열사들(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을 매물로 내놓은 당시 MBK파트너스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MBK파트너스는 막강한 자금력과 인수 작업을 위해 꾸린 강력한 전문가 집단 덕분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그 전문가 집단 중 여러 전략 설정에 도움 준 인물이 박 신임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만 인수했고, 박 신임대표는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을 지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박 신임 대표는 전략적인 면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의 광고모델 이효리. /사진제공=롯데온

롯데온의 광고모델 이효리. /사진제공=롯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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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신임 대표가 맡은 롯데온은 2020년 4월 출범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박 대표의 한 수가 담긴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나 전 대표가 구축한 버티컬 서비스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하며 그렇다할 성과는 ‘아직’인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23.3%) ▲SSG닷컴·지마켓(11.5%) ▲11번가(7%) 순이다. 롯데온은 5% 수준에 머무른다.

다만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쓰면서 인지도 상승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이효리 광고와 함께 시작한 ‘브랜드 판타지’ 행사는 첫 일주일 만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고, 앱을 방문한 고객과 구매자 수도 두 자릿수 신장했다.

적자탈출은 여전히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온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640억원에 달한다. 고무적인 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20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다는 점과 분기마다 적자 폭을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박 신임대표 영입으로 수익성 강화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오카도 시스템과 시너지를 승부수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만큼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온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박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롯데는 박 신임 대표에 대해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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