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과일소주.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 진천양조상회를 모태로 출발했다. 내년 창립 100주년으로, 기존 소주·맥주에서 와인·위스키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며 한껏 힘을 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특히 와인·위스키에서도 자사 브랜드가 있을 만큼 적극적이다.
하이트진로는 먼저 와인에서 이탈리아 와이너리와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독자 개발한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제조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진로 레드라인’으로 불린다. 위스키에서는 올해로 브랜드 창립 100년이 된 ‘커티삭’을 판매 중이다. ‘커티삭’ 역시 스코틀랜드 현지 제조 방식으로, 하이볼을 만들 때 적합하다. 하이트진로는 자사 브랜드 외에 130여 개 브랜드에서 여러 종류의 와인을 수입해오고 있다. 위스키에서는 데킬라, 꼬냑, 진, 보드카, 리큐르 등 8개 브랜드의 제품들을 해외에서 국내로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하이트진로가 와인·위스키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엔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 유형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거리두기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집에서 소주,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으나 엔데믹 이후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값비싼 술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위스키류 수입량은 2만6937t(톤)으로 전년보다 26.8%나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11월까지 위스키 수입량은 역대 연간 최대치였던 2002년(2만7379t)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다만, 와인은 올 10월까지 수입량이 4만7500t으로, 전년보다 18.8%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위스키에 비해 시장 규모는 2배가량 더 크다.
하이트진로 수입 샴페인 '알랑 바이유' 5종.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와인은 세계적으로 수요 감소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계속해서 좋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 고객들에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라며 “위스키는 올 상반기까지 ‘더클래스’ 기존에 있던 재고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3분기부터 새로 선보인 제품들을 판매해 전체 매출 규모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처럼 국내사업 외에도 해외사업도 경영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사업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중국, 필리핀 법인을 해외사업 효율화를 위해 일본법인 ‘진로’에 매각했다. 해외 법인은 미국,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총 7개를 두고 있다. 80여 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매출도 2020년 1568억원에서 2021년 1699억원, 2022년 203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중 과일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타이빈성에 8만2083㎡(약 2만4800평) 규모의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베트남을 동남아 수출 전초기지로, K소주를 현지시장에 더욱 알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익이 941억원으로, 전년(1775억원) 대비 47.0%나 급감했다. 맥주 신제품 ‘켈리’ 출시와 함께 판관비가 급증했고, 원부자재 가격 비용이 폭등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올 3분기까지 전년보다 1000억원 더 증액한 7423억원의 판관비를 집행했다. 여기에 원부자재, 제조비, 물류비 등 인상 폭도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하이트진로가 국내외 안팎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와인, 위스키 등을 지속 들여와 다양한 연령대의 트렌드를 공략해 종합주류회사로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최우선을 두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 '진로 레드와인'. /사진=하이트진로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