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학회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신용카드학회(회장 서지용)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춘계세미나는 ‘지급결제시장 재편과 여전사의 경영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지급결제시장의 경쟁환경을 기술트렌드, 금융제도, 소비자 행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여전사의 경영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봉교 동덕여대 교수로 ‘간편결제시장의 기술 트렌드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간편결제와 신용카드 간 결제 연동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선불 충전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예금자 보호 등으로 향후 간편결제도 선불 충전형에서 A2A(Account to account)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간편결제 중에서 삼성페이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중에서 삼성페이와 같은 휴대폰제조사 이용 금액이 전년 대비 34.7% 증가했다. 전자금융업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 34% 증가했으며 전금업자의 신용카드 비중은 32%에서 29%로 축소했다.
은행 앱이나 신용카드 앱 등 금융사 자체 간편결제 이용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나 상승폭은 작은 편이다. 전체 지급수단 중에서도 신용카드 비중이 지난 2019년 53.8%에서 2021년 49.5%로 줄은 반면, 모바일 카드는 같은 기간 3.8%에서 6.6%로 확대됐다.
서봉교 교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 대한 종속 문제가 제기된다”라고 밝혔다. 결제 플랫폼에 대한 카드사의 의존도가 올라가고 있으며 가맹점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 분배하면서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의 결제 수수료 이슈와 관련해서는 “애플페이가 결제금액의 0.1~0.15%의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삼성페이도 기존에는 카드사에 무료로 제공했으나 결제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고객이나 가맹점에 전가되지 않게 카드사가 애플페이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했다. 아울러 글로벌 대비 국내 수수료는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12년 이후 수수료율을 연이어 인하하면서 카드사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ICT 비금융 플랫폼이 기존 핵심사업에서 지금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비OS 모바일 간편결제 플랫폼의 충전 결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애플페이와 구글페이와 같은 OS 플랫폼의 자체 지급결제 수단도 확대된다. 이와 관련해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결제에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인앱결제 수수료 이슈가 제기되기도 했다.
서봉교 교수는 “신용카드가 모바일 간편결제와 결제 서비스를 연동해 신용카드에 익숙한 기존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금까지 빅테크, OS 결제플랫폼과 신용카드가 윈윈하는 상황이었다”며 “최근 빅테크와 OS 결제플랫폼의 결제 이외의 기능들이 급성장하면서 신용카드와의 결제 연동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의 계좌에서 계좌로(Account to account) 직접 지급결제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 선불 충전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예금자 보호 등으로 향후 간편결제도 선불 충전형에서 A2A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일홍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결제사업자별 특성과 제도적 정합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간편결제는 법적 지위에 따라 직불·선불·결제대행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페이’와 11번가의 ‘SK페이’, SSG닷컴의 ‘SSG페이’ 등 겸업회사와 ‘쿠팡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으로부터 독립된 회사로 분류할 수 있다.
석일홍 변호사는 “간편결제업체는 전자금융업법상의 전자금융업자로 신규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신용카드와 달리 등록제로 운영되며 다른 법이 적용된다”며 “간편결제는 금융회사 해당여부가 모호하며 겸업이나 부수업 규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적용을 받지 않아 자회사 설립에도 제약이 없지만 대부업은 영위할 수 없다.
수수료율과 관련해서 신용카드사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아 적격비용에 따라 수수료를 산정해야 한다. 간편결제는 규제가 없어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이 카드사 대비 높은 수준이며 올해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수료율을 공시하고 있다.
특히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간편결제와 신용카드사 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매출액이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의 수수료율은 0.5%인 반면, 간편결제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08%, 직불·선불로 결제하면 2.49%를 적용한다.
석일홍 변호사는 “간편결제업체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에 비해 직불·선불로 결제하는 경우 수익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가능하면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는 고객을 직불·선불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간편결제는 후불결제가 불가능해 신용카드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카드사가 오프라인 250만 가맹점을 확보한 것과 달리 간편결제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오프라인 거래처를 확대하기 위해 카드사와 가맹점 공유 계약을 체결해 카드사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후불결제가 불가능했지만 ‘선결제-후지불(Buy Now, Pay Later·BNPL)’ 서비스를 채권양수도로 구성한다면 팩토링업으로 간주돼 특별한 라이선스 없이 후불결제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한도를 부여하는 경우 신용공여로 취급돼 일부 간편결제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후불결제가 아닌 직매입 상품에 대해 외상 형태로 연불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금융소비자의 결제수단 이용 현황 및 변화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디지털 결제방식을 지속적으로 채택하고 생체 인증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특정 결제 서비스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 개인화로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상황에 맞게 이용하고 가상 체험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 지갑의 수용도가 증가하고 전자상거래가 성장했으며 개인화 및 맞춤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결제 서비스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세대별 선호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46~1964년생인 ‘베이비 붐 세대’는 현금, 신용카드 등 전통적인 지불 방법을 선호하고 강한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1965~1980년생인 ‘X세대’는 전통적인 지불 방법과 디지털 지불 방법 모두에 익숙하고 가치와 품질을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는 모바일 지갑, P2P결제, 비접촉식 결제 등 모바일 및 온라인 결제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 세대로 빠르고 매끄럽고 사용자 친화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면 새로운 결제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세대다.
1997~2012년생인 ‘Z세대’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가 큰 신흥 결제 기술의 얼리어답터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온라인에서 팔로워 및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기반으로 구매를 결정한다.
채상미 교수는 결제 시장에서 소비자 행동 변화를 예측하면서 디지털 결제방식을 지속적으로 채택하고 생체 인증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특정 결제 서비스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 개인화로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상황에 맞게 이용하고 가상 체험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카드는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지갑과 제휴하고 있으며 비접촉식 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접촉식 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보안 조치를 향상하고 맞춤형 보상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으며 다른 플랫폼과의 통합 및 개인화를 위한 데이터 분석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여전사의 대응 현황 및 전략’이라는 주제로 카드사가 결제 기반 생활금융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페이 기반 간펴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상품중개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며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카드사의 결제와 금융 부문 모두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박지홍 연구위원은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서비스 소비 호조가 지속되면서 상반기까지 카드업 성장세는 유지되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등 하반기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 구매 이용금액은 지난 5년간 연평균 5.1% 증가했으며 금융부문도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리오픈닝이 본격화되면서 대면 소비 증가로 이용액 성장률이 두자리 수를 기록했으며 자동차금융 확대로 할부와 리스금융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이 회사채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조달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 박지홍 연구위원은 “채권 시장 여건 악화 속에 여전채 금리가 최근 다소 안정화된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 수준을 보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건전선 관리 등으로 지표가 양호했으나 연체율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DSR 규제 및 금리 인상 등으로 현금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빅테크의 경쟁력이 위협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추진하면서 빅테크가 카드업에 직접 진출하게 되는 경우 신용카드사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선불충전 및 계좌이체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간편결제 내 신용카드 비중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현재 카드업 비즈니스 모델은 지급결제 기능과 부대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모집하고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며 금융상품 이용을 유도해 이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다만 빅테크들과 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고객 접점을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에 내주게 되고 카드사는 결제시장 내 위상이 약화되면서 데이터 확보에더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홍 연구위원은 카드업이 비카드 회원과 가맹점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종합금융과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홍 연구위원은 “결제 기반 생활금융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페이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상품중개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며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