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사진=KB금융지주
이미지 확대보기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 21일 이들 세 명의 후보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22일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
김성용 후보는 법무법인 변호사 등을 거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인 법률 전문가다. 도산법과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는 학계를 대표하는 권위자이며, 다양한 기관에서 법률과 금융 관련 심의 활동을 지속해 왔다.
여정성 후보는 한국소비자학회장,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임 중인 소비자학 권위자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소비자정책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서 소비자의 권익 증진에 기여해 왔다.
조화준 후보는 KTF CFO, KT 자금담당 및 IR 상무, BC카드 CFO(전무), KT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금융, 재무 분야의 전문가다. KT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 기업 경영 능력까지 인정받았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로 재임 중이다.
신임 후보들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추위의 사외이사후보추천 프로세스를 거쳐 추천됐다. KB금융이 2015년에 도입한 이 제도는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상시적으로 주주와 외부 서치펌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하고, 외부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및 평판조회 등을 통해 숏리스트를 압축한 후 사추위의 자격검증과 사추위원의 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단계별 수행 주체가 철저하게 분리돼 운영되고, 후보 추천 과정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사추위는 이사회 구성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위해 금융, 경영, 재무·리스크관리, 회계, 법률·규제, ESG·소비자보호, 디지털·IT 등 7개 전문 분야로 세분화해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KB금융 사추위 관계자는 “신임 후보들은 엄격한 프로세스를 거쳐 추천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이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사회의 전문성과 성별 다양성은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임 여정성, 조화준 후보와 중임 권선주 후보가 선임되면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28.6%(2/7)에서 42.8%(3/7)로 높아져 EU(유럽연합)가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한 사외이사 여성 비율 40%를 넘어선다.
기존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사외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추천된 후보들은 다음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KB금융 노동조합이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시도하고 있어 다음달 주주총회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9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서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노조가 추천한 후보는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이사다. 임 후보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수은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조는 “임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 주주와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KB부코핀은행의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을 키워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등의 형태로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으나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주총을 통과하진 못했다. 2019년에는 이해 상충 문제로 노조가 자진 철회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2019년을 제외하고 매번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류제강 KB금융 노조 의장은 “이번 주주제안은 KB금융의 해외사업 부문 취약점을 보완하고 주주와 금융소비자를 위해 복무하는 올바른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