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돌입하면서 렌터카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최근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서고 자동차를 소유보다 이용하는 대상으로 소비하려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이사장 황해선)에 따르면 렌터카 시장 확대와 함께 인명사고를 동반한 대형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렌터카 이용에 따른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대형 렌터카 교통사고는 △20세 전후 운전에 미숙한 저연령 MZ세대 운전자 △차량 대여자가 아닌 사람이 운전 △가변성 많은 관광지 도로주행 미숙 △음주운전 △과속운전 등과 한 두가지씩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경우가 있어서 렌터카 안전이용 요령을 사전에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새벽 3시 38분께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를 달리던 쏘나타 렌터카가 전복돼 20대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3명이 숨지고, 10대 여성 1명과 20대 여성 1명, 20대 남성 2명 등 4명이 크게 다쳤다.
작년 4월 15일에는 충남 논산시 탑정호 도로에서는 렌터카 차량이 저수지로 추락해 대학생 5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사고 차량에는 20대 초중반의 남성 2명과 여성 3명이 타고 있었는데, 여학생이 렌터카를 대여했지만, 실제 운전자는 면허를 취득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남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3월 26일에도 강원도 강릉시 해안도로에서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해 10대 5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연령 제한이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카셰어링)를 이용하기 위해 지인의 명의로 차량을 대여하였고, 음주운전 중 커브 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렌터카 전복사고 현장 / 사진제공=전국렌터카공제조합
이들 3건의 대형사고는 운전이 미숙한 저연령 운전자들이 야기한 사고라는 점 외에 렌터카를 대여한 임차인과 실제 운전자가 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렌터카공제조합 관계자는 “차량 대여 전 제2운전자를 렌터카 회사에 등록하지 않고, 차량 임차계약서상에 지정되지 않는 운전자가 운전 중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 자동차보험을 통한 정상적인 보상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렌터카 임차인이 아닌 제3자가 운전 중 사고 야기 시, 사고 경위에 따라 동승자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회사에서 먼저 보상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보험회사는 보상처리 비용 전액을 운전자에게 구상하게 돼 결국 운전자가 모두 부담하게 된다.
렌터카 교통사고로 인명 및 사회적 손실이 이어지면서 렌터카 이용자의 안전운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렌터카는 자가용 자동차와 달리 사고 발생 시, 보험료 할증 등 이용자에게 사고야기로 인한 직접적인 부담이 없기 때문에, 안전운전을 등한시하게 되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허연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이 25세 미만의 저연령 운전자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나 운전경력에 따라 차량의 크기, 가격, 대여 차종의 제한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특히 저연령층 운전자에게는 고급승용차 대여 금지 등의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렌터카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범죄경력, 사고경력, 운전경력 등에 따라 렌터카 요금을 차등화하거나 대여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름 휴가철 렌터카 사고 대부분이 지리 미숙이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것인 만큼, 전문가들은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안전운전 지침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안전정책본부 이윤호 본부장은 “렌터카는 초행길에 익숙하지 않은 차종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운전 중 네비게이션, 주변 경치에 시선을 빼앗아 발생하는 사고가 잦으며, 운행경로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규정 속도를 준수해서 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렌터카공제 황해선 이사장은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렌터카 대형 사고가 지속 되는 만큼,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이번 여름휴가 계획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셔야 한다”고 당부하며, “렌터카 교통사고로 인한 젊은 청년들의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렌터카 사고 예방 관련 제도개선 노력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하여, 렌터카 교통안전문화 정착에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