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반도체 공급부족 이슈는 6월을 기점으로 점진적 안정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해당 이슈로 인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차질 현황을 점검했을 때, 북미 ‘Ford’사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5월 중 생산 차질이 해소되며, 6월 이후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또한 TSMC가 ‘21년 차량용반도체 생산량을 전년 대비 60% 늘리는 등, Foundry 업체들이 증설과 설비 전환을 통해 공급량을 늘려갈 예정이다.
3. 지난 50년간, 자동차 산업의 수요는 실업률·소비심리지수와 방향성을 같이 했다. 현재 주요 시장의 실업률과 소비심리지수는 C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 구매력 강화와 지속적인 수요 회복의 근거가 된다. 또한 이러한 경기 지표 개선 추세는 1) 1H21 공급부족 이슈에 의한 대기수요 창출과 2) 2H21 업황 회복이 더해지며 최적의 판매 환경이 펼쳐질 것임을 의미한다.
4.‘20년 C19와 ‘21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 중이다. 이에 ‘21년 하반기 자동차 업종은, 1)반도체 공급 정상화를 통한 가동률 개선, 2)C19 영향 완화를 통한 수요 회복으로 판매량 늘어나는 가운데, 3)재고 부족에 따른 초과수요가 만들어낼 가격 인상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역사상 최고점을 경신 중인 미국 SAAR(계절성 조정 연환산 월간판매지표)으로 판매량 증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수요 성장과 재고 부족으로 인한 인센티브 하락과 실질구매가격(ATP)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확인된다.
5. 현대차와 기아, 1H21 상대적 선전 → 2H21 절대적 선전. 현대차·기아는 차량용반도체의 선제적 재고 확보로 글로벌 주요 경쟁업체 대비 공급차질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동시에 3세대 플랫폼 기반의 SUV 중심 신차 효과로 가파른 판매량 회복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호적 산업 환경과 함께 2H21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9년부터 상품성 높은 SUV 모델 라인업 확장으로 SUV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현대차는 투싼 판매가 본격화됨과 동시에 제네시스 SUV 라인업 수출이 확대되었고, 기아는 주력 SUV 라인업인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출시로 SUV 판매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19년 신차 Cycle 개시 이후 출시된 모델들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로, 신차 비중 역시 지속 상승 중이다. ASP가 높은 SUV모델과,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높은 공식 판매가격을 제시하는 신차 판매 비중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6. 게다가, 현대차 금융 사업 실적 호조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신차 시장의 초과수요는 중고차 수요를 견인하여 산업 전반의 중고차 가치 역시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금융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자본조달 비용은 ‘19년 이후 지속적인 하향 추세에 있다. 이에 금융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우호적 영업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판단한다. 과거 현대차·기아 시가총액의 근본적인 결정 변수는 이익 방향성이었다. 대외 변수 정상화와 신차 효과를 통한 본질적 영업 경쟁력 강화로, 2H21 이후에도 지속적인 이익 개선을 전망한다. 실적 호조를 통한 영업현금흐름 확대는 모빌리티 서비스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투자 재원이 될 것이며, 현대차그룹의 공격적 투자를 통한 기술 진전과 협업 전개는 새로운 기업가치평가 프레임 반영의 선결조건이다.
7. 앞으로 5년, 모빌리티 생존 게임의 중심, 로보택시. 연초 반짝했던 Apple Car 협업 이슈는 다종 산업 업체들의 협력 전개가 가시화될 정도로 모빌리티 시장 도래가 가까워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시장은 이익 방향성에 근거한 기업가치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한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기술적 준비에 따라 프리미엄과 디스카운트 부여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1H21 현대차와 Lyft·Uber와의 로보택시 공급 계약은 장기적 가치평가 관점에서 가장 중요했던 이벤트이다. Lyft·Uber와 같은 승차공유업체들은 소유의 종말을 앞당기는 혁신 플랫폼으로 주목받았으나, 고객 확보 위한 디스카운트·인센티브라는 비용 때문에 흑자 실적조차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다. 운전기사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배제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매출 증가에 기반한 이익 성장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구조를 뒤바꿀 자율주행 기술이 이들에겐 절실하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며 대부분 업체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Uber, Lyft는 각각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Uber ATG(‘15년 설립), Level 5 (‘17년 설립)를 운영하였으나, 각종 사고 발생·높은 개발 비용·기술 로드맵 부재로 Uber는 지난 ‘20년 12월, Lyft는 ‘21년 4월에 각각 자율주행 사업부를 매각한다. 이들뿐 아니라, Waymo 또한 Fleet 제조를 위한 Detroit 공장 가동 중인 2년 넘게 진전이 없으며 Test Fleet의 확장도 정체되어 있다. 2년 연속 외부 자금을 조달을 시도할 만큼 모회사 Alphabet 내 개발 회의론이 부상한 모습이다.
8. 그러나 자율주행은 선도 업체인 Tesla에 의해서건, 또는 Non-Tesla에 의해서건 결국 완성될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은 승차 공유를 위시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 실현의 출발점이며, 이를 통해 플랫폼 업체의 수익 개선 및 디바이스 개발·제공 업체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현이 가능해진다. Driver가 없는 자동차를 통한 비용 절감을 플랫폼·디바이스 업체가 공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년, Uber, Lyft 합산 총 결제액, 매출, 영업손실 비율은 약 10: 2: -1이다. 승차 공유 업체(플랫폼)와 디바이스 개발·판매 업체는 로보택시를 이용해 제거할 수 있는 Driver Commission을 이익으로 공유 가능하다. 이를 통해 승차 공유 업체는 대규모 흑자 전환 실현이 가능해지고, 동시에 디바이스 업체는 기존 제조 비즈니스를 넘어 높은 수익성의 서비스 매출 인식을 시작할 수 있다.
9. 그러나, 만약 디바이스 업체가 압도적 기술 격차를 실현한다면 플랫폼 시장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Tesla는 로보택시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완성 이후, 소비자가 구매한 자사 차량과 소비자의 리스 계약 만료 후 재인수한 차량을 무인 승차 공유 플랫폼 ‘Tesla Network’에 포함시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Mile 당 매출은 승차 공유 업체의 $2-3보다 낮은 $1를 제시하고, Mile 당 비용 $0.18 이하를 인식, 대당 $30,000 의 GP를 계획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한다면 이와 같은 비즈니스모델은 Tesla뿐 아니라 타 디바이스 업체 모두 가능하다. Non-Tesla 의 선도주자 중 하나인 폭스바겐 역시 기술 개발 방식은 다르나, 비즈니스 모델 구상은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 추진을 지양하고 자체 승차공유 플랫폼을 출범했다는 점에서 Tesla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 결국 협업이든 독자 노선이든,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가장 높은 진입 장벽은 기술인 만큼, 혁신의 주인공이자 수익 극대화의 중심은 자율주행 기술 실현에 있다.
10. 자율주행 기술 완성의 과정은 [BEV 플랫폼 → 집중형 Architecture → FOTA → Edge Computing → Cloud Computing] 다섯 단계로 구분 가능하다. 자율주행 AI의 고도화는 차량 내 데이터 인지·판단·제어가 요구하는 소비전력의 상승과 동행하기 때문에 개발 초기단계에서는 높은 전력효율의 BEV 플랫폼이 필요하다. 동일 무게를 동일 거리 이동시키는데 필요한 전력량을 나타내는 ‘Core Efficiency’를 업체별로 비교하면 Tesla, 현대차그룹, VW 순으로 우수하다.
11. Tesla의 BEV 전용 플랫폼(Tesla Skateboard Platform)은 현재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제시하는 플랫폼의 기준점이다. Tesla와 같이 BEV를 전력 공급의 수단으로 인지한 Non-Tesla 업체들(VW·현대차그룹, Nio ·Xiaopeng 등)은 BEV 전용 플랫폼 구축을 통해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BEV를 친환경차로 인지해온 상당수 OEM들은 플랫폼 준비에 미흡하며, 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를 이들 업체들에게 공유하며, 라이센스 수익을 실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4Q21 집중형 Architecture의 상용 모델 장착이 예정되어 있다. 집중형 Architecture는 지금까지 인간 Driver에 의해 개별 단위 분산 제어가 이루어졌던 차량의 관리가 On-device AI 컴퓨터를 통해 일괄 융합 제어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며, 또한 FOTA를 통해 다운로드된 데이터를 각각의 개별 기능에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후 전개될 기술 발전은 22년의 Edge Computing과 23-24년의 Cloud Computing이며, 이들 기술이 융합된 BEV 플랫폼이 로보택시로 공급될 전망이다.
12. 기존 자동차 산업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위한 Conveyor 제조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과의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한 Cellular 제조공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은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로보택시 제조를 위한 Cellular 공정은 완전자동화와 낮은 재고의 BTO 시스템을 통해 높은 수익성이 가능하다. Conveyor와 비교해 Cellular 공정은 ¼ 이하의 인력으로, 33배 높은 생산 자동화를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13. 현대차는 지난 1Q21 싱가폴에서 CAPA 10만대 규모의 Cellular 제조 공장 착공에 돌입했으며, 이같은 유형의 생산 거점은 더 많은 플랫폼 업체들과의 협업이 진전될수록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싱가폴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해 Lyft·Uber에 이어 세계 3대 승차 공유 플랫폼 Grab과의 협업도 예상 가능하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는 당장 얼마를 팔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얼마를 벌었는지에 주목했었다. 당기 판매와 실적이 기업가치의 주요 결정 변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로보택시 등장으로 인해 미래에 소멸될 것이라 판단한다. 앞으로 업종 내 기업들에 대한 가치평가는 로보택시 비즈니스 모델 전개를 위한 기술적 진전 수준에 연동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성 메리츠증권 연구원)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