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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4차 긴급재난지원금과 '전국민 대상' 관련 논란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08 14:56 최종수정 : 2021-01-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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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더불어민주당 3자 재난지원금 홍보 문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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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정부와 여당에서 4차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급되는 3차 재난지원금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전국민 대상 지원금을 추진 중이다.

전날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서 "지금은 소비진작, 경기부양 필요성을 넘어서 위로금을 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재정건전성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문제가 없으며, 지급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 의원은 "지금 논의를 시작해 적어도 설 이후나 상반기 전에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민주당 최고위원이 거론한 4차 재난지원금 규모는 작년 1차 때의 14조원대 수준

4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관련해 양 의원은 1차 재난지원금 당시 14.3조원 정도 추경 편성을 했는데, 이에 준해서 규모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경을 통한 국채 발행 검토 등을 통해 작년 1차 때 정도의 돈은 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상당히 컸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경기 마중물을 위해서 전국민에게 돈을 나눠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양 의원은 "1차로 경기도에 지급된 재난지원금과 도차원의 재난기본소득이 5.1조원 남짓이었고 같은 기간 발생한 소비지출은 78.7조원으로 전년동기비 7.75조원 증가했다"면서 "소비진작을 위해 재난지원금에 대해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고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의 조사에선 70% 가까운 국민이 전국민 대상 지원에 찬성하고 30%의 국민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야당, 4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국정이 소꿉장난' 운운하며 맹비난

여당의 4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야당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국민의힘은 7일자 논평에서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동부구치소 등 코로나19 방역 위기, 소상공인 등 민생파탄 위기, 주택 및 전월세 급등 위기 등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는 무능의 미로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4차 긴급재난지원금은 4월 선거 맞춤형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아직 3차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4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다. 국정이 소꿉장난인가"라고 비난했다.

9.3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11일부터 시작된다. 야당이 4차 지원금을 '보궐 선거 등을 위한 정치용'이라고 주장하는 데엔 지난해 2차, 3차 재난지원금, 백신 구매를 위한 예산 확보 등을 얘기할 때 당시 민주당이 '재정건전성' 문제를 들어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은 "우리는 그간 길어질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해 중장기 계획을 세우라고 했으나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면서 "갑자기 4월 선거 앞두고 지원금을 주자고 한 건 금권선거 선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국민 대상'으로 미래의 세금을 쓰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방역과 경제에 진정 성공하려면 '돈 풀기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실토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위기극복 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효과도 논란 있는 이슈

금융권에선 2021년 시작, 아니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추경 논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A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를 위해 지원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왜 3차 지원금 지원을 시작도 하지 않은 마당에 4차 지원금을 얘기하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나라보다 재정상황이 좋으니 돈을 막 써도 된다고 착각하는 정부의 안일한 나라 살림살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나 여당의 말처럼 정부가 '순수한 마음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고 보는 시각보다 정치적 계산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정부가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서 재난지원금을 활용한다고 보면서 "세상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부와 여당이 표를 잃을까봐 겁이 나 내놓은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보니 채권시장도 장기 채권을 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 평가했지만, 모두에 이런 평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야당이나 금융업계 등에선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경제학자 출신의 야당 정치인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표, 경기도 지사, 그리고 총리까지 나서서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정책"이라며 "경제정책으로서도 소비진작 효과가 낮은 열등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양향자 민주당 의원 등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큰 경기진작 효과를 거뒀다고 했지만, 정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끼니 걱정하는 실업자에겐 100만원은 절실하지만, 월소득 1천만원 고소득층에겐 공돈"이라며 "고소득층에게 줄 100만원을 차라리 없는 사람에게 2번 주는 게 낫다"고 했다.

사실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은 100만원을 대부분 소비에 쓸 가능성이 높고, 고소득층에게 지급되는 100만원은 저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유 전 의원은 또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장했던 지역화폐 활성화에 대해선 "현금보다 더 비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이 조세연구원의 연구 결과 입증됐다"고 지적한 뒤 "소득주도성장, 24회의 부동산정책, 공무원 늘리기, 소득주도성장 등으로 성장은 후퇴하고 빈곤층만 늘었다. 재난지원금엔 적극 찬성하지만,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엔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소비 증대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은 자신이 한 때 몸 담았던 KDI의 12월 연구 결과에서 증명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KDI의 분석결과 작년 5월 14조원의 돈을 지급했으나 30% 정도의 소비증대 효과만 있었고 그것도 대기업, 제조업이 이득을 보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서비스업에겐 큰 도움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KDI의 분석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기업과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게 효율적임을 보여줬다.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효과와 관련해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차는 꽤 크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의 효과에 대해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다보니 여당에선 효과가 컸다고 주장하고, 야당에선 효과가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 정책이라면 전국민 대상보다 어려운 사람 대상으로 지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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