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한화생명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1일 출시한 확정이율형 종신보험 상품 '실속플러스종신보험(보증비용부과형)'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로 0.25%p 낮췄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에도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인하한 바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둔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로, 보험사는 이를 토대로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같은 보장을 받더라도 가입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는 늘어난다.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016년만 해도 3% 수준이었으나, 저금리 장기화로 최근 1~2%대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이 0.25%p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수준 오르는 것으로 본다.
한화생명이 예정이율을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자산수익률 하락과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서 '이차역마진'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을 운용해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금액이 많다는 의미다. 과거 소비자에게 연 7%의 금리를 약속하며 상품을 팔았는데, 현재 운용자산이익률이 3%라면 이 차이만큼 보험사는 역마진 부담을 떠안는 셈이다.
보험사들은 고금리 시대였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6~8%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대거 팔았다. 지난해의 경우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5%인데, 보험료 적립금 평균금리(부담금리)는 4.18%를 기록해 0.63%p의 역마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생보사 이차역마진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확대됐다. 올해 이차역마진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예정이율 인하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예정이율 인하는 곧 보험료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 보험사가 선제적으로 나서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7월 개정으로 예정이율 인하와 함께 상품 구조도 변경돼, 보험료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며 "예정이율 인하는 시중금리 수준에 맞춰 선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응하고자 생보업계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은 지난 3월과 5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에 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이 3%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은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수순"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운용수익률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 생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