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도 모든 산업에서 데이터를 수집, 축적하고 유통해 새로운 융합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구동형 사회가 열리게 된다.
이에 금융권은 물론 통신사와 핀테크 업체들까지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마이데이터란 도대체 무엇일까.
개개인 TPO에 맞는 서비스가 쏟아진다
마이데이터를 쉽게 설명하면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나 금융상품을 자유자재로 관리할 수 있는 ‘포켓 금융(Pocket Finance)’으로 보면 된다.
은행이나 보험사, 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고객이 제한 없이 접근 가능해지고, 금융사는 이 데이터를 융합해 특화된 정보관리나 자산관리, 신용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카드 거래내역이나 투자 정보 등을 분석해 파격적인 금융상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 소비자가 정보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본격화되면, 각종 정부 단위 사업과 유통, 통신, 가전, 부품소재에 이르는 전후방 산업에 데이터를 자유롭게 입힐 수 있는 법적·기술적 환경이 조성된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 환경을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마이데이터 산업이 빠르게 진화 중이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데이터 구동형 사회로 진입해 다양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인 ‘플레이스미터(Placemeter)’는 뉴욕시 방범 카메라 영상 데이터를 해석해 거리 교통량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날씨나 여러 이벤트 변수와 교통량을 연결해 ‘몇 시간 후, 어디에 사람들이 집중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데이터 집적과 분석을 통해 도시를 설계하는 단계까지 왔다.
시카고시는 거리 범죄율로부터 수질 조사 결과에 이르기까지 600여종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 공개하고 있다. 31개에 달하는 도시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플랫폼도 개발했다.
날씨나 쓰레기가 넘쳐나는 장소, 공실 등의 위치를 데이터 융합을 통해 분석, 쥐가 발생할 장소를 미리 예측하고, 주민 통보를 받기 전에 미리 구제용 먹이를 뿌리는 등 환경 운동에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전 산업분야, 마이데이터 시장 준비에 박차
한국도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마이데이터 시장 개방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현재 보안과 이용방법, 오픈 API 활용방안 등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 산업 자체로도 엄청난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혁신 산업 촉매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1일에는 금융 데이터거래소가 출범했다. 출범 직후 30곳이던 회원사는 10일 만에 16곳이 추가 참여해 46개사가 됐다.
금융회사가 24곳이고, 핀테크·통신·컨설팅 등 비금융회사도 22곳이다. 추가 참여 문의도 활발한 상황이다.
은행은 오픈뱅킹을 통한 소비자 및 데이터 선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서비스 부수업무를 신고한 이후 KB국민·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DGB대구·경남은행 및 농협중앙회가 참여했다.
금융투자업에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이 본격적인 데이터 영업에 나서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 등 미래 먹거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카드사들은 금융정보이력부족자(신파일러)에게 공과금과 세금, 통신비 납부 등 다양한 카드사용 정보를 신용평가 데이터로 활용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실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비씨카드 등이 98건의 데이터상품을 등록하고 데이터 거래를 계속 성사시키는 등 거래소 참여가 가장 활발하다.
비금융회사로는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업무를 수행하는 LG유플러스와 티머니, 빅밸류, 이스트시큐리티 등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고객들은 원하는 사업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해 맞춤 금융 추천 및 자문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과 서비스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미 금융은 핀테크 사업자들에 의해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기존 금융권들이 뒤늦게 고객 니즈를 파악한 만큼, 마이데이터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