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0원 내린 1,19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째 하락이다.
달러/원은 개장 초 미국 텍사스주와 플로리다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에 경제 재개방이 아닌 폐쇄를 선택했다는 소식과 지난 주말 미 주식시장 급락 악재가 어우러지며 단숨에 1,205원선 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중국의 5월 공업이익 증가와 바이러스 백신 개발 가능성 제기 등 호재성 재료에 달러/위안이 내리막을 타자 달러/원도 빠르게 상승폭을 줄이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뿐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우려도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추가 부양 기대가 한풀 꺾인 점도 코스피지수 하락을 부추겼고 달러/원 하락을 제한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내린 97.20에 거래됐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704위안을 나타냈다.
■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달러 약세 자극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경제 재개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폐쇄를 풀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통화인 유로화나 위안화 등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다보니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을 필두로 주요국의 경제 지표들마저 반등하다보니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 속에서도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은 온전히 달러 약세에 기대 내리막을 보였다"며 "미국을 포함해 국내 주식시장마저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하며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달러/원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편승한 역내외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 30일 전망…달러 약세 지속 여부 주목
최근 달러 약세는 미국 내 바이러스 확산세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시장 참가자들 인식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은 오히려 경제개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글로벌 달러 약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에 이어 미 주식시장마저 반등에 성공한다면 달러/원의 낙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미국 금융시장에 가장 큰 악재로 부각되고 있지만,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며 "미국과 달리 주요 선진 경제권의 경제 개방은 속도를 내고 있어 달러 약세는 좀 더 진행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