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벨벳’ 온라인 패션쇼 현장. 사진 = LG전자
이미지 확대보기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도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서다.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패션 △뉴트로 △가성비 3가지를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 스마트폰도 이제는 패션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Z 플립’과 미국 명품 브랜드 ‘톰 브라운’이 콜라보한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톰 브라운 한정판 에디션은 갤럭시Z 플립, 갤럭시 워치 액티브2, 갤럭시 버즈 플러스로 구성되어 있다. 297만원이라는 고가 상품이었음에도 국내 출시 3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어 중국·미국·일본에서도 완판 흥행을 이어나갔다.
LG전자도 지난달 패션모델 및 패션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LG벨벳’을 선보였다. 보통 스마트폰은 공개행사로 진행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LG 벨벳을 공개행사를 온라인 패션쇼 형식으로 진행했다.
온라인 패션쇼에서는 스트랩을 활용해 LG벨벳으로 크로스백 스타일을 연출하는 등 LG벨벳을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신재혁 LG전자 모바일마케팅담당은 “스마트폰은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 화장품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 ‘갤럭시 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사진 = 삼성전자
최근 ‘뉴트로(New+Retro)’가 유행하면서 스마트폰 업계에도 레트로(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Z 플립’는 2000년대 유행하던 폴더폰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많은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했다. 디자인은 폴더폰을 떠올리게 하지만 성능은 기존 스마트폰에 뒤처지지 않아 주목받았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가로본능’ 컨셉의 스마트폰 ‘윙’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LG ‘윙’은 메인화면에 4인치 보조화면을 장착한 이른바 ‘세컨드 스크린’ 형태로 메인화면을 가로로 눕히면 알파벳 T 모양이 된다. 이는 2004년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애니콜 ‘가로본능’과 비슷한 형태다.
앞서 애플도 지난달 ‘아이폰8’과 외형이 비슷한 ‘아이폰SE 2세대’를 출시했다.
아이폰SE 2세대는 2017년 아이폰8 이후 출시작에서 찾아볼 수 없던 홈버튼이 다시 탑재되어, 이를 그리워하던 많은 애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플래그쉽 모델인 ‘아이폰11’만큼의 성능을 갖추지 못했지만, 50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과 옛 아이폰 감성을 이유로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 위축된 소비심리에 가성비로 승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중저가 모델을 출시해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저가 모델 ‘갤럭시 A’ 시리즈를 출시했다. LTE 전용 모델인 ‘갤럭시 A31’(37만4000원), 5G 보급형 모델 ‘갤럭시 A51’(57만2000원)을 출시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갤럭시 A 퀀텀’(64만9000원)이라 할 수 있다.
대개 중저가 스마트폰이라 하면, 플래그쉽 모델보다 성능이 낮은 보급형을 뜻했다. 물론 ‘갤럭시 A 퀀텀’의 성능이 ‘갤럭시 S20’ 시리즈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모바일에 적용한 세계 최초 양자보안 스마트폰이 60만원대 중저가 모델로 나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LG전자도 지난달 ‘LG Q61’을 출시했다. 이는 LTE 전용 모델로 ‘갤럭시 A31’을 겨냥해 출시됐다. ‘갤럭시 A31’은 방수·방진 기능이 빠져 있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LG Q61’은 내구성을 강화해 ‘밀리터리 스펙’을 통과함으로써 군 작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중저가 단말기도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존 보급형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고도화된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들로부터 가성비 폰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으로 신제품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제조사들은 즉각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대리점 직원은 “예전과 달리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모두 성능이 고도화된 상태로 일반 소비자들이 성능의 차이를 느끼기엔 미미하다”며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면 색다른 형태의 마케팅으로 해당 제품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