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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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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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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정부가 1일 오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 올해 성장률 0.1%를 제시했다.

평상시보다 1달 일찍 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 정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는 '모든 건 코로나가 결정한다'는 말이 시사하듯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피해를 최소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부는 한은(-0.2%)과 KDI(+0.2%)의 전망 사이에서 최소한 플러스(+0.1%) 성장은 일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정부의 '플러스' 성장 의지

2분기에도 경제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엔 경기를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정책 의도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GDP 잠정치는 -1.3%로 속보치보다 10bp 개선됐다. GDP 디플레이터가 하락하면서 명목GDP는 -1.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간신히 2% 성장하면서 1%대 성장을 면한 뒤 올해는 '마이너스'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단 현 시점이 속해 있는 2분기 수치부터는 정부의 정책 효과가 얼마나 발현될지를 봐야 한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성장률은 1차 추경과 2차 추경의 효과가 얼마나 가시화되느냐와 현재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데 수출 흐름이 어떻게 되느냐, 미중 무역분쟁이 6월까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상반기의 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해야 한다. 정부가 2분기는 더 쉽지 않다고 한 가운데 35조원 수준(정부안)으로 알려진 3차 추경이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경제전망은 V자 회복을 가정하고 있다"면서 "반대로 해석하면 한국판 뉴딜 등 V자 회복을 위한 대응정책이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 전례없는 유동성 공급

지난 1월 하순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뒤 정부는 유례없는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물경제 피해대책에 32조원, 금융안정 대책에 175조원, 추가 보강대책에 46조원을 자금을 마련해 지원했거나 지원하려는 중이다. 이 규모는 250조원으로 GDP의 13.1%에 달한다.

가장 덩치가 큰 금융안정 대책 175조원 중엔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135조원 플러스 알파'와 항공・해운 등 어려운 기간산업을 돕기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40조원)이 들어 있다.

135조원 플러스 알파 조치엔 각종 대출 보증, 연체채권 매입, 특별융자 등 기업 자금지원 조치와 금융시장 안정화 장치가 들어있다.

금융시장 안정화 장치엔 채권시장 안정펀드(10+10조원), 증권시장안정펀드(10.7조원), 회사채 발행지원(P-CBO, 11.7조원), 신속인수제도(2.2조원), 차환발행 지원(1.9조원), CP·단기사채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지원(27조원)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내수는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겠으나 제약요인이 상존한다"면서 "수출은 글로벌 교역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수출은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단기간 내 큰 폭의 개선세로 전환하기 쉽지 않다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추가적인 경기 하방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책임론 등으로 G2간 갈등이 심화되며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심화될 가능성도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엔 큰 위험요인이다.

■ '초' 불확실성에 맞서기 위한 투자와 수출 지원

정부는 "코로나19가 경제여건 등 모든 것을 좌우하는 초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젠 그간의 '버티기' 차원을 넘어 '일어서기'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척'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회복을 위해 소비 활성화, 관광 활성화와 대대적인 투자 지원책을 내놓았다. 특히 시설투자세액 공제 제도를 전면 개편해 하반기에 투자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직전 3년 평균보다 투자를 증가시켰을 경우 증가분에 대한 추가공제를 적용해 투자유인 효과를 제고할 것"이라며 "금년 투자분에 대해서는 기업이 기존 제도와 개편된 제도 중 유리한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투자세액공제 이월공제 기간을 연장(現5년)해 하반기 투자 확대 유인을 제공하기로 했다.

즉 현재 결손 등으로 납부세액이 없거나 최저한세 적용으로 당해 연도에 공제받지 못한 세액공제는 원칙적으로 5년간 이월해 공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혜택을 주는 것이다.

앞으로 민간ㆍ민자ㆍ공공 100조원 투자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반기 중 수출금융 118조원(전년동기대비 +4.7조원)의 신속 집행 및 만기연장 이자유예 등 금융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3차 추경을 통해 수출입은행의 20조원+α 및 무역보험공사의 36조원+α 무역금융 제공 여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 정부의 승부수 '한국판 뉴딜'

정부는 버티는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공세적으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한국판 뉴딜 카드도 빼들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고용안전망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2개의 축으로 추진한다"면서 "총 76조원 수준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22년까지 31.3조원 수준을 투자해 일자리 55만개를 창출하고 2023~2025년간 45조원 수준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3차 추경엔 이와 관련해 5.1조원이 배정되고 2021~2022년엔 26.2조원이 배정된다.

디지털 뉴딜(13.4조원, 일자리 33만개)은 D.N.A 생태계 강화, 디지털 포용 및 안정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로 이뤄져 있다.

특히 D.N.A 생태계 강화와 관련해선 데이터 구축과 활용, 5G 국가망 확산 및 클라우드 전환, 전산업 5G·AI 융합 확산, AI·SW 핵심인재 10만명 육성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린 뉴딜(12.9조원, 일자리 13.3만개)과 관련해선 도시, 공간, 생활 인프라를 녹색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하인환 메리츠 연구원은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판 뉴딜"이라며 "디지털 뉴딜은 데이터, 디지털, 비대면으로 요약되고 그린 뉴딜은 녹색산업, 신재생·친환경으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이 한국판 뉴딜에 관심을 집중한 가운데 BIG3산업(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육성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 정부의 야심찬 '미래 그림' 불구 경기개선 기대 보다 재정악화 우려하는 시각도 많아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 살리기에 대해 믿음보다는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부가 이미 2차례에 걸쳐 23.9조원의 추경을 편성해 국가 채무비율이 지난해 38% 수준에서 41%를 넘어선 가운데 향후 3차 추경까지 나오면 40%대 중반으로 뛴다면서 우려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예산이 부쩍 늘어나고 예산의 증가속도가 가팔라졌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승수 효과'를 통해 경기를 견인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를 의심하는 뜨악한 시선들도 많은 것이다.

또 정부가 여전히 '이미 한번 망한' 유럽 국가들의 재정상황 등을 거론하면서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말만 하면 재정이 건전하다고 하는데, 그런 자세는 문제가 있다"면서 "재정이 안 좋은 나라를 닮겠다는 것인지 잘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공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나라"라며 "실질적인 국가부채는 이미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거듭된 출산 정책 실패에 따라 '미래' 나라살림살이가 녹록치 않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해엔 0.92명으로 추락했다. 지금 재정 상황이 좋더라도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경제구조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한국의 인구고령화가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파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재정적으로 큰 도전을 직면할 수 밖에 구조인 것이다.

국채 발행은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안기는 행위다. 정부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모두가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경기 악화와 고용 충격이 발생한 상황에서 단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데에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정부의 능력에 대해 신뢰를 못하거나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시각도 꽤 있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2차 추경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적자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다고 했다가 정치인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느냐"면서 "지금 상황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쓰는 걸 누가 뭐라고 하겠냐마는, 무능한 자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특별한 문제의식도 없이 사용하고 있어서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내용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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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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