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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쿠팡]③ 상처 남긴 '출혈 경쟁', 흑자 기미 보인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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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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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쿠팡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이커머스 기업들은 외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적자를 벗어날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출혈 경쟁을 벌여서라도 우위에 서고 싶은 사업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쿠팡이 창사 이래 흑자를 달성한 적이 없어도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받아 물류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온라인 상거래액이 매해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이커머스 기업 역시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7년 94조1857억, 2018년 113조7297억원, 지난해 134조5830억원을 기록해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유통시장의 판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월 대비 17.6%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6.9% 상승했다.

이커머스 사업은 기본적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 인적·물적 물류 인프라 확보에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등 자본이 대거 필요해서다.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든 이커머스 사업은 시장 선점 경쟁에 불이 붙은 상태이기에 투자를 안 할 수도 없다. 외형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만큼 새로 진출하는 사업자도 많아지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절대적 강자' 입지를 다진 대기업들은 최근 2년 사이 온라인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쓱닷컴), 롯데 '롯데ON'(롯데온)이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롯데ON 전략 설명회'를 진행하며 매장과 롯데온 플랫폼 간 '라이브커머스'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롯데쇼핑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롯데ON 전략 설명회'를 진행하며 매장과 롯데온 플랫폼 간 '라이브커머스'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롯데쇼핑

대기업들은 오프라인-온라인 채널의 연결을 무기로 삼고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객 편의성과 친숙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는 데다 그룹 차원에서 밀어주는 사업이기 때문에 자본력도 우수하다. 그러나 악전투구인 상황은 마찬가지다. 쓱닷컴은 2018년 말 출범해 매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4% 증가한 9170억원, 영업손실은 1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첫 100억원대 진입이다. 흩어진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모아 지난달 출범한 롯데온은 소비자들로부터 "기존 것만 못하다"라는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도 흑자의 기미는 보인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익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말 공시책임이 없는 유한회사로 전환하면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게 됐다. 대신 이베이코리아 측이 밝힌 자료로 수익성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수수료 기준 매출액은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2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익은 201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전년 62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급감한 성적이기 때문에 지난해 영업익 증가율이 높아보인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2018년 말 '타임커머스'로 사업 구조를 바꾼 티몬은 월 단위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억6000만원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흑자를 냈다. 2019년에는 750억원의 적자를 기록, 2018년보다 손실을 절반 가량 줄였다. 흑자 전환으로 자신감이 붙은 티몬은 이 기세로 내년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진행하고 있다. 티몬이 IPO에 성공하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최초의 이커머스가 된다.

쿠팡 역시 지난해 적자폭을 줄여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 1조1280억원 보다 4000억원 가량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쓱닷컴은 '허리띠 졸라매기'를 택했다. 이달부터는 물류 투자 비용은 유지하되 신규채용 중단·법인카드 한도 축소 등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에 나선 상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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