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채권(ETN)의 거래가 재개된 지 하루 만에 재차 정지되면서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디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괴리율(기초지표 대비 시장가격)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전일 거래제한폭인 59.84% 오른 2030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소 규정상 일반 종목은 가격변동 제한폭이 30%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일일 변동 폭이 60%까지 허용된다.
이날 종가 기준 괴리율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270.3%,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265.9%에 달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또한 이날 종가 기준 괴리율이 각각 187.8%, 81.1%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괴리율을 유지했다..
이로써 이들 4개 종목은 오늘(7일)을 비롯해 3거래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해당 종목들의 거래 재개일은 오는 12일이 될 예정이다.
이는 또한 올해 벌써 세 번째 맞는 거래 정지에 해당한다.
괴리율이란 시장 가격과 지표 가치의 차이를 나타낸다. 괴리율이 플러스일 경우 시장 가격이 지표 가치보다 고평가됐음을, 마이너스일 경우 시장 가격이 지표 가치보다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들 종목은 3거래일 후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또다시 가격 급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동성공급자(LP), 즉 증권사가 적절한 매매 호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ETP의 가격은 결국 수급이 아닌 순자산가치(NAV)라는 기준 가격으로 수렴하게 된다”라며 “기준 가격 대비 고평가된 ETP의 경우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평가된 ETN을 비싸게 매수한 뒤 향후 괴리율이 좁혀지며 가격이 하락할 때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ETN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1월 ETN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른바 ‘널뛰기 유가’가 지속되면서 WTI 선물 연계 ETN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