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국과 중국의 협상 무산 가능성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이탈리아 정국불안으로 장 초반 내렸다가 반등했다. 민간기업에 화웨이 제품 구매 허용을 시사한 백악관 해명이 나온 결과다. 10~2년물 수익률곡선은 사흘째 가팔라졌다.
오후 3시59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1bp(1bp=0.01%p) 오른 1.740%를 기록했다. 예상을 밑돈 미국과 영국 경제지표와 무역전쟁 촉발 우려 등으로 장 초반 레벨을 낮추며 1.684%로까지 갔다. 이후 되올라 오후 들어 상승권에 진입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0.8bp 상승한 1.624%에 호가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0.9bp 높아진 2.254%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1.563%로 2.1bp 올랐다.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방향이 엇갈렸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하루 만에 반락했다. 뉴욕시간 오전 11시59분 기준, 전장보다 1.8bp 낮아진 마이너스(-) 0.572%를 기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이 정부부채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일 미 경제방송 CNBC는 로이터를 인용, 독일이 기후보호프로그램 관련 재원조달을 위한 신규채권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반면,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8bp 오른 1.817%에 호가됐다. 연립정부 붕괴로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지는 등 정치 불안이 계속되면서 이틀 연속 급등했다. 극우정당 동맹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전일 연정 파기 및 조기총선을 요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는 10월23일 조기총선 실시를 검토 중이다.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3.3bp 상승한 0.252%를 기록했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3.6bp 내린 0.487%를 나타냈다. 기대를 밑돈 영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수익률을 압박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은 전기대비 0.2% 줄어 6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보합을 예상했다. 전년동기비로도 1.2% 늘어 예상치 1.4%에 미달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 재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미중 협상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9월 미중 회의 계획을 유지할 지 말지 두고 보자"며 "협상을 하면 좋은 것이고 안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화웨이와 비즈니스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정말 그렇게 결정했다. 화웨이와 어떤 비즈니스도 하지 않기로 하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한 달러화를 절하할 계획은 없지만,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화가 자연스레 약해져 미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을 선언한 이후 백악관이 화웨이 제재 예외허용 결정을 유보했다는 전일 보도와 관련, 이날 백악관이 "화웨이 제품을 사지 않는 건 미국 정부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미 근원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기준, 예상과 달리 2년 반 만에 하락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1% 내렸다. 시장에서는 0.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기록은 0.3% 상승이었다. PPI는 1년 전에 비해 2.1% 올랐다. 2017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시장에서는 2.3% 상승을 예상했다. 전월 기록은 2.3% 상승이었다. 식품, 에너지, 유통서비스까지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대비 0.1% 내렸다. 2015년 10월 이후 첫 하락세다.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예상했다. 전월 기록은 보합이었다. 전년대비로는 1.7% 올라 2017년 1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 전체 PPI는 전월대비 0.2%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월 기록은 0.1% 상승이었다. 전년대비로는 1.7%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