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 방안 및 법제화 방향'을 발표하고 P2P업체의 정보 공시 의무와 투자자 자금 보호제도 강화와 더불어 불건전·고위험 영업을 제한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그간 P2P 대출은 2015년 이후 대출 증가폭이 꾸준히 확대돼 올해 9월 말 기준 누적대출액은 4조3000억원, 취급 업체는 205개사에 달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P2P 업계 전체 대출 유형 중 부동산 관련 대출이 65%를 차지하고 있고 부동산 담보대출에서의 연체율이 높다. 이와 더불어 허위 대출을 일삼는 등 불건전 영업 행태를 보이는 업체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P2P 업계 전체 신뢰도가 저하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과 질서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추후 P2P를 핀테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법제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P2P업체의 공시 의무가 대폭 강화된다. 앞으로는 PF대출에서의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차주·시행사·시공사의 재무 정보는 물론 공사 진행 상황, 차주의 자기자본투입 비중, 대출금 용도, 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특히 PF대출 주요사항에 대한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의 검토 내용도 공개하고, 부동산 P2P대출 상품은 판매 2일 전 사전 공시해 투자자들이 검증할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
자금 돌려막기 등 불건전·고위험 영업 행태도 제한된다. 투자자와 차입자의 자금 운용 기간을 다르게 운용하는 만기불일지 차금운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분할대출 등 고위험상품 판매 시 경고 문구를 표시해 투자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 분할대출은 총 대출금액을 수 회에 걸쳐 각각 대출이 실행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 더불어 차주의 대출상환금도 투자금처럼 연계대부업자의 고유 재산과 별도로 분리해 보관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보호해야 하고, 연체가 발생한 채권에 대한 추심 현황과 관리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또 P2P 업체의 부도 등에 대비해 청산 업무 처리 절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보보안과 이해상충 관리도 강화한다. 개인 정보 등 보안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P2P대출이 제한되는 범위에 관련 P2P업체 직원도 포함하기로 했다. 토스·카카오 등 P2P업체가 아닌 다른 플랫폼을 통해 P2P 상품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경우에도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P2P대출 상품은 위험성이 있고 투자 계약은 P2P업체와 진행되며 상품 관련 업체의 사업 정보 확인 방법을 고지하는 식이다.
한편 금융위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P2P 관련 법제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그 동안 투자자 보호에 관련한 공백기가 생기는 만큼, 보다 강화된 가이드라인 운영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제화 이후 P2P업체 인허가 등록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심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은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제화 이후 업체에 대한 인허가·등록을 할 때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등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