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체액 5분기 연속 상승...가장 많이 증가한 현대카드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조 5726억여원으로, 전년 하반기(2조 3515억여원)보다 약 9%가 증가했지만, 연체율 산정 근거인 총 채권액은 약 9조억원(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 사용량 증가세보다 연체율 증가세가 2배가량 높은 셈이다.
게다가 17년 1분기부터는 연체액이 5분기 연속 꾸준히 늘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서민 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임을 짐작하면 서민들의 대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전년 하반기 대비 연체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로, 17년 하반기 1596억 7000여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924억 6600여만원으로 21%가량 늘었다. 그 뒤를 이어 우리카드(16%), 삼성카드(10%), 신한카드·하나카드(8%), KB국민카드(6%) 순으로 연체액이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1% 정도로 연체액 증가 폭이 가장 적었다.
◇ 규제로 막힌 대출 수요, 상대적으로 더 간편한 카드 대출로 몰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하나, 우리, 롯데)의 올해 6월 기준 1분기 카드 대출(단기·장기신용대출)은 24조 188억여원, 2분기는 23조 4438억여원에 달해 올해 상반기에만 47조 4626억여원이 집계됐다. 이는 전년 상반기(43조 5358억여원) 보다 3조 9268억여원이 늘어나 9.01% 증가한 수치다.
최근 들어 은행 가계 대출 잔액이 줄고 카드사 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옥죄고 금융권 대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은행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중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이용과 절차가 간편한 2금융권 카드 대출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 카드사 중금리 대출 상품이 연체액 줄일까
지난 8일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서민 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중금리 대출 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카드론 중금리 대출도 함께 허용해 연체액이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중금리 대출은 4등급 이하 신용등급을 가진 서민을 위한 대출이다. 카드사의 경우 카드사에 해당하는 요건(평균 취급금리 11.0%, 최고금리 14.5%)을 맞추면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드 대출이 더 늘어나 가계 대출이 증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론 중금리대출이 출시돼도 가계대출 급증세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카드론 공급액 중 강화되는 중금리대출 요건을 만족하는 비중은 전체의 10.4%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