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용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언어로 주목 받는다. 해외에서는 이미 코딩 교육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1992년부터 공교육 과정에서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한 에스토니아를 비롯해 중국(2001년), 이스라엘(2011년), 인도(2013년), 영국(2014년), 핀란드(2016년) 등이 코딩 교육에서 앞서가고 있다.
스웨덴은 아예 초등학교 1학년부터 코딩을 가르친다. 미국도 플로리다, 아칸소,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정규 교육 과정에 코딩을 포함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코딩 교육 사업에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코딩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우선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프트웨어 부문 일자리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빅데이터 분석·활용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 산업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핵심 기술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더라도 소프트웨어 분야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30년까지 92만명이 새 일자리를 찾고 80만명이 직업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운송·서비스·제조업 등 전통적인 직업군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정보·통신·공학·과학 등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이터치연구원도 최근 펴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핵심인력 현황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정보통신·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전문가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드웨어의 전문가 부족률은 1.6%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전문가 부족률은 3.6%(소프트웨어 개발 3.6%, 웹 전문가 3.5%)로 두 배 이상 높다.
상황이 이렇자 우리 기업들은 코딩 교육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코딩 교육 로봇 ‘알버트’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014년 2월부터 6~10세 어린이 대상의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스마트로봇 코딩스쿨’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교원그룹과 손잡고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2만여명에 달하는 ‘교원 에듀플래너’를 코딩강사로 양성하는 등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LG CNS는 중학교 대상 코딩 교육 프로그램 ‘코딩 지니어스(Coding Genius)’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700명 대상 20회 실시에서 올해는 3,500명 대상 30회 실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코딩과 놀이를 결합한 프랜차이즈 ‘코딩놀자’도 등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코딩 교육 열기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일단 교육당국부터 아직 준비가 미흡한 탓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 중학교 약 3,200개교 중 코딩 수업을 하는 중학교는 약 1,350개교로 전체의 40%(서울은 46%) 수준에 불과하다. 절반 이상이 수업 시작을 내년으로 미뤘다. 코딩 교육을 전담할 컴퓨터 전공 교사를 확보하지 못한 학교들이 적잖아서다.
교원 전문성도 미덥지 않다. 중학교는 사범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전담 교사가 코딩을 가르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가르친다.
그러나 2016년 기준 초등학교 교사의 SW 교육 이수자 비율은 4.7%로 100명 중 5명이 채 안 된다. 정부는 급한 대로 올해까지 전체 초등학교 교사의 30% 수준인 6만여명에게 SW 직무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코딩 교육에 대해 교사들 간에 별다른 언급이 없다. 5~6학년 담당이 아닌 선생님들은 대체로 관심 없어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사교육시장이 활개를 칠 것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한 학원 밀집 지역에는 이미 코딩학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코딩만 잘해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이 퍼지며 ‘국·영·수·코’라는 말이 나온지도 오래다.
이에 전문가들은 초등·중등 교육 과정에서 코딩 교육은 실제 프로그래밍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개념 이해와 흥미 유발, 창의성 증진 등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