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창선기자
16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매출‧임대료‧관리비 등이 동일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분이 적용되는 내년도 편의점 가맹점주의 순수익은 1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편의점 가맹점당 월평균 매출은 5472만원(일평균 180만원)에 형성된다. 이중 상품원가(약 30%)를 지불한 매출총이익에서 본사 로열티인 가맹수수료(35% 기준)를 제외하고 나면 가맹점주에게는 총 711만원이 남게 된다.
이후 가맹점주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공과금을 남은금액에서 비용으로 지불한다. 기타 비용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최저임금 상승분에 따라 인건비(16시간 기준)만 366만원에서 406만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이에 따라 가맹점주의 순수익은 301만원에서 261만원으로 13.3%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100만원 벌면 35만원 본사에…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가운데 점주들은 최대한 비용을 줄여야 하는 실정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16.4% 오르면서 편의점 가맹본사들은 △야간 전기료 지원 △폐기물 처리 지원 등의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쇼크 상쇄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가맹수수료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수수료는 가맹점주가 유통마진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에서 계약한 비율에 따라 본사와 이익을 나누는 비용이다. 즉, 본사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지불하는 로열티인 셈이다.
점포임차인과 초기 인테리어 투자비용, 매장 운영시간 등의 타입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보통 매장인 경우 65(점주):35(본사)로 정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로열티 제도를 택하고 있는 국내 주요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의 가맹사업정보를 살펴보면, CU의 가맹수수료는 최소 20%에서 최대 50%, GS25는 20%~55%, 세븐일레븐은 20%~60%, 미니스톱은 20%~65%로 정하고 있다. 단, 일부 가맹수수료의 경우 매출액 구간별적용을 따르고 있다.
반면 가맹수수료 인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본부에서 구간별로 매출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고, 전기료와 폐기물처리 등 지원금 정책을 도입하고 있어 실제 본사가 가져가는 로열티는 35% 이하라는 설명이다.
또 대규모 가맹점 상생안으로 편의점 본사의 이익률 하락에 타격을 미치고 있는 점도 가맹수수료율 인하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1분기 CU와 GS25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37.3%, 1.5% 감소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인적분할된 뒤 전기 실적이 지난해 11~12월 2개월 실적으로만 표기된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맹수수료율을 2.5%p 내릴 경우 완전보전이 가능하지만 이는 가맹본부 매출총이익이 7% 감소함을 의미하고 영업이익이 35% 가까이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뿔난 가맹점주 단체행동 예고
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가맹점주들은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총 4개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속해있는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편의점 점주들에게 생명의 줄을 끊으라는 강요로 볼 수 밖에 없다”며 “ 정부와 가맹사업본부가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전편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보문동 사무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에 대한 편의점업계의 구체적인 대응 방향 등이 담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입장문에는 앞서 무산됐던 △야간 시간대 가격 인상 △월 1회 동맹휴업 등이 담길 가능성이 있어 편의점본사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