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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가시밭길' 올라선 은행들

금융부

정선은 기자

기사입력 : 2017-08-21 01:20 최종수정 : 2017-08-21 06:23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한마디로 가시밭길입니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새 먹을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은행들의 행보 가운데 이같은 ‘차가운’ 총평을 했다. 새로운 수익처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진출에만 급급하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은행들은 저성장 환경에 맞서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 한계를 돌파할 수익기반 다변화라는 목적이 크다. 사실 은행 담당 기자로 취재를 할 때도 오히려 국내 영업보다 해외로 향한 은행들의 지분인수·인수합병(M&A) 등 계획과 전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은행장의 해외점포 방문 등 국외 출장 일정도 주요 체크리스트 중 하나다.

최근 가장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한 곳은 신한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회장은 올 3월 취임 일성으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가속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현지화를 담보한 해외시장 진출로 오는 2020년까지 해외 수익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확대하는데 사활을 걸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으로 현지화하고 뿌리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 4월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해 현지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최대 네트워크를 갖췄다. 올해에만 베트남 중앙은행 인가를 받은 지점이 4곳으로, 모두 영업개시하면 점포수도 22곳까지 늘어난다.

아직 역부족이지만 전반적으로 은행권의 해외점포 순익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주목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신한·KEB하나·우리) 3곳 모두 올 상반기 기준 해외점포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점포 순익이 948억원으로 전년 동기(512억원) 대비 85% 급증했다. 성장 그룹에서 빠진 KB국민은행도 과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뱅크(BCC) 투자 실패 충격을 딛고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우려도 적지 않다. 먼저 이른바 ‘지역 쏠림’에 대한 부분이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 현황 및 신용위험 방향성 분석’ 리포트에서 채명석 선임연구원은 “국내은행들의 주요 진출 7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국 대비 높지만,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제규모가 작고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기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등 거시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방식의 한계도 지적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한국 주재원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 교민 상대로만 하는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은행들처럼 오랫동안 해당 국가를 지켜보고 어떤 비즈니스를 할지 결정한 뒤 사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분인수·M&A 등 방식을 정하고 적절한 사람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한국 방식은 글로벌 표준과 상당히 달라서 한국 것을 그대로 하면 실패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현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은행들의 최종적인 해외 성적표는 아직 두고볼 일이다. 생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은행들이 저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하나씩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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