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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대출에 대한 단상

금융부

전하경 기자

기사입력 : 2017-03-20 23:13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관점을 조금만 다르게 한다면 여성과 청년은 금융취약계층이 아니라 금융소외계층입니다. 금융이 필요하지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여성과 청년이 저축은행과 대부업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가 제윤경 의원이 낸 보도자료에 대해 한 논평이다. 제윤경 의원은 지난 3일 대부업·저축은행 고금리 가계대출 절반이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여성 및 청년 계층에게 실행됐다며 금융취약계층인 이들이 고금리 대출업체 영업표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도 고금리대출 관행을 개선하고 가계부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출금리 산정 적정성 검사를 실시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저축은행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대부업에도 금리 인하 압박을 놓고 중금리 대출 정책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대부업 옥죄기가 금융취약계층 혹은 금융소외계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저축은행에 대출하러 온 사람들은 잘 몰라서 방문하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제1금융권에서 거절된 저신용자가 대다수다. 개인신용등급에 따라 정상상환이 늦어질 확률이 높으므로 손실은 감안해 높은 이자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CB사에서 같은 이유로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등급 하락폭을 크게 설정했다. 충당금도 쌓고 경영안정성을 고려해야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물론 높은 금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부담이되는건 사실이다. 내가 빌린 돈에 빌리지 않은 돈까지 붙는다는건 채무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부담은 둘째치더라도 당장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높은 금리로라도 돈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고금리 대출을 받는 저신용자 중에서는 최고금리인 27.9%라도 감당하더라도 급전이 필요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27.9%로도 저축은행, 대부업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다면 결국 불법사채시장에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한 대부업체 고위관계자도 "우리한테서 거절당하면 불법 사채시장으로 가고 이자를 원금의 2배보다 더 많이 받는 경우가 많다"며 "불법사채업체는 금융당국의 감독 밖에 있어 제재도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적발된 불법사채 평균 이자율은 2279%였다. 최고금리 34.9%에서 27.9%로 인하 이후 사금융 이용 금액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이용 총액은 2015년 약 10조5897억원에서 작년 24조1144억원으로 늘었다.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출심사가 강화되고, 2금융권에서 거절된 고객이 대출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돈이 필요한 서민층은 늘어나고 있는데 대출 심사는 강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캐피탈사에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충당금 부담이 대폭 늘어난 만큼 대출심사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출심사 강화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서민을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건 보완책은 '대출'이다. 중금리대출 사잇돌 공급을 늘리고 청년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한다. 금융당국표 '대출'이 모든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할 수는 없다. 햇살론도 거절되면서 여기저기 대출을 알아보는 서민이 부지기수다. 한 재테크 사이트에서는 저신용자가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인기글로 선정되어 있다. 여기서 대출을 받지 못하면 이들은 당장 돈이 필요하므로 불법사채업체에 찾아갈 수 밖에 없다.

고금리를 감당하면서까지 돈을 빌려야하는 계층이 없으려면 일자리, 장학금 제도 등의 복지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바탕은 없는 채 대출심사만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인식하고 있는 20% 이상 고금리대출이 막히면 서민들을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금융소외계층의 정의는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 청년은 금융취약계층이 아니었지만 대학 등록금, 생활비를 대출로 받아야 하면서 이들도 금융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한 때 잘나가던 조선업 종사자도 지금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걸 보면 당장 나 또는 내 친구가 고금리로라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불합리한 대출금리 산정은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금리가 내려간다면 당연히 해야한다. 하지만 금융취약계층이든 금융소외계층이든 금융이 필요한 계층임은 분명하다.

정책당국의 대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 결국 저축은행, 대부업과 협조해야 한다. 근본 해결책이 없다면 차악을 선택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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