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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채권이자에다 주식은 싸게 덤으로

경제일반

웰스매니지먼트

기사입력 : 2015-11-12 02:54 최종수정 : 2015-11-12 02:59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채권 BW

지난 7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 발행시장이 다시 열렸다.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채권이라서 채권과 주식(워런트) 투자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상품이다. 덕분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기관의 메자닌 투자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채권(Bond)과 일정 가격에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Warrant)를 결합시킨 변종 채권이다. 돈이 필요한 기업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자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까지 함께 부여하는 것이다. 나중에 워런트를 행사해 주식을 인수할 때에는 회사나 대주주가 갖고 있는 주식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새로 주식을 발행하게 된다. 그래서 ‘신주인수권’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당연히 새로 발행한 만큼 전체 상장주식 수도 증가한다.

채권이자에 주식 인수권이라는 매력적인 사은품까지 얹어주기 때문에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평범한 회사채에 비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하고, 발행 금리도 조금 낮춰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들 또한 채권 이자도 받고 주식도 (싸게) 인수할 수 있어 좋다.



신주인수권 따로 떼어내 거래한다


여기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 앞에 ‘분리형’이 붙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리형이라는 말은 이자 받는 채권(B)과 신주인수권(W, 워런트)을 따로 떼어서 거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채권은 채권만기 때까지 가져가고 워런트만 먼저 매도하거나, 반대로 채권은 팔고 워런트만 갖고 있다가 나중에 주식(신주)을 인수할 수도 있다. 또 워런트만 사거나 채권만 사는 사람들도 있고, 이들이 채권과 워런트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도 형성돼 있다.

이렇게만 봐서는 상품의 구조와 투자 방식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테니, 법 개정 후 가장 먼저 분리형 BW 발행을 신청한 현대상선을 예로 들어 BW의 투자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만기 전에도 상환 요구 가능


현대상선은 자금 조달을 위해 1500억 원어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채권만기는 2019년 9월 10일, 4년짜리다.

발행수익률은 연 7.0%, 연 이자율(표면금리)은 3.0%로 결정됐다. 채권 발행일로부터 원금 상환일까지 매 3개월마다 연 3.0% 이율로 채권이자를 주되, 채권 만기 때 지급되는 원리금을 모두 더하면 총 수익률이 연 7.0%가 된다는 뜻이다. 만기 때까지 1000만 원어치 채권을 보유할 경우 총 182만 8160원의 (세전)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채권 금리가 결정되는 과정에는 기업의 신용등급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채권발행 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평가한 현대상선 채권의 신용등급은 ‘BB0(안정적)’다. 투자적격 기준선인 BBB-급을 밑도는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다. 그런데도 BBB-급 회사채 평균금리(9월 2일 현재 7.89%)보다 낮게 결정된 것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워런트라는 사은품이 붙은 덕분이다. 만약에 일반 회사채로 발행했다면 당연히 채권이율도 더 높여야 했을 것이다.

이 채권의 또 하나 장점은 채권 만기일이 되기도 전에 “돈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Put-Option)도 있다는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즉 채권 발행 1년 6개월 후에 한 번, 2018년 3월 10일에 다시 한 번 청구할 수 있다. 조기 상환을 청구해도 처음에 약속한 연 7.0%가 적용된다. 조기상환청구권 상관없이 HTS 소매채권 시장에서 바로 매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중간에 채권 원리금을 돌려받는다고 해도 W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 살아있다.




주가가 5000원보다 높으면 이익


여기까지가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젠 신주인수권, W에 대한 부분이다. W를 행사해서 신주로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기간도 미리 정해져 있다. 이번 현대상선 BW의 경우 발행 1개월 후인 10월 10일부터 채권만기 1개월 전인 2019년 8월 10일 사이에만 행사하면 된다.

최종 확정된 행사가액은 5000원. W가 있으면 주당 5000원을 내고 현대상선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주가가 5000원 아래로 떨어진다면 W에 대한 권리는 깨끗이 포기하면 된다. 지금 주가가 4000원인데 굳이 5000원 주고 신주를 인수할 바보는 없을 테니까.

다만 지금 현대상선 주가가 8000원 부근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행사가액을 결정할 때만 해도 5000원 언저리였는데 팽팽했던 대북 긴장감이 풀리면서 오히려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가능성이 부각돼 대북사업 수혜주로 분류되는 현대상선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그렇다면 채권발행 후 한 달 동안만 이 주가가 유지될 수 있다면 W를 행사해 ‘현재주가 8000원-행사가액 5000원=3000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 현대상선 BW 공모에 대한 관심이 커져 9월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된 청약공모 결과 28.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채권-워런트, 어느 쪽에 집중하든 차익 기회 있다


이렇게 보니까 BW는 꿩 먹고 알 먹는 알토란 상품 같겠지만 모든 면에서 좋기만 한 상품은 없다. 숨은 리스크를 확인해야 한다.

우선 발행기업 리스크다. 이번 현대상선만 해도 고금리로 이자를 약속하고 신주인수권까지 부여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렇게 높은 금리와 W로 유혹하지 않으면 자금 조달이 힘들 정도로 회사 사정이 나쁘다는 얘기가 된다. 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이 BW를 발행할 때는 채권금리를 매우 낮게 정하는 편이다.

두 번째는 주가와 행사가액의 함수관계다. 태생적으로 워런트 매매가격에는 해당 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의 희망이 반영된다. 이론적으로는 ‘워런트가격+행사가액=현재 주가’가 맞다. 그러나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고, 그 사이에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이 생겨 워런트 가격이 이론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다. BW의 W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은 바로 이런 특성을 노린다.

반면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오히려 B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공모청약에서 BW를 배정받으면 W만 남기고 B는 바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 인해 채권이 액면가보다 싸게 거래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 이럴 때 싸게 매수해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와의 차액만큼은 비과세 혜택을 얻는다는 것이다. 나중에 W를 신주로 인수할 때도 인수대금을 현금 대신 보유한 B로 납입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채권 액면가로 쳐주기 때문에 채권을 싸게 산 만큼 이익을 낼 기회가 또 생긴다고 귀띔했다.



글 ㅣ김창경 기자
제공 ㅣ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 한국금융신문 자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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